7화 일주일간의 자전거 여행

by 임용철

이든은 뇌수막염으로 의대병원에 입원한 과 동기 현수의 병실을 방문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에 맞춰 입원한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한 시간 전에 동기들 다녀갔다. 너도 시간 맞춰 같이 오지."

"민주 좀 만나고 오느라고."

그는 현수가 좋아하는 카프리썬 음료수 한 박스를 열어서 냉장고에 넣었다. 냉장고 안에는 이미 카프리썬 두 박스가 놓여 있었다.

"초딩 입맛이냐. 아직도 카프리썬을 먹게."

"나한텐 그게 카페인 음료거든. 나 화장실 좀."

이든은 현수를 일으켜 부축해서 화장실로 데리고 갔다.

"두통은 좀 어때?"

"열도 내리고 두통도 가라앉았어. 일주일은 더 입원해야 할 거래."

이든은 대학교 1학년 때 친해진 현수와 여름방학이면 자전거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첫 해엔 충청도, 다음 해엔 경상도 그리고 올 해엔 전라도를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현수는 여름방학에 다녀오는 자전거 여행이 지금껏 살아온 자기 삶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한 순간이라고 여행 중에 말하곤 했었다.


현수와 자전거 여행은 1주일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현수야, 이번 자전거 여행 말이야. 무리겠지?"

이든은 여행은 무리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현수에게 물어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가고는 싶은데, 병원에서도 절대 안정을 취하라고 해서."

"민주가 너 대신 가고 싶대."

"여자애랑 단둘이 자전거 여행을 가겠다고?"

현수는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침대 좀 세워줘. 나, 카프리썬."

"네가 뇌수막염 걸려서 이번 여름에 함께 자전거 여행을 못 떠날 거라 혼자서 여행한다고 했거든."

그는 냉장고에서 카프리썬 오렌지 망고 두 개를 꺼내 빨대를 꽂아서 현수 가져다 댔다.

"뜯어말려야지. 위험한 건 둘째 치고. 숙소는 또 어떻게 할 건데?"

"너랑 여행할 때처럼. 똑같지, 뭐."

현수와 자전거 여행 중에는 텐트나 동네 회관, 현지 민박을 사람들에게 물어서 잠을 청하곤 했다.

"걔네 부모님이 일주일간 남자애랑 자전거 여행 간다고 하면 얼씨구 보내주시겠다."

"생약반 오리엔테이션이라고 둘러댈 거라는데."

"둘이 갈려고 신나서 작당했구나."

현수는 카프리 썬을 쪽쪽 빨아댔다.

"담에 또 나랑 가면 되지."

그는 현수가 속으로 서운하겠다 싶었다.

"우린 내년에 졸업반이거든."

"그래서 말인데, 너 자전거랑 헬멧 좀 빌려주라."

"안돼. 못 빌려줘. 민주네 부모님께 내가 다 이를 거야."

이든은 물기가 어린 현수의 눈을 애써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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