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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Kim Jul 22. 2022

맞춤형 화장품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트렌드 분석


신사업 기획을 하다 보면 경영진의 입에서 언제나 한 번쯤은 나오는 아이디어가 customized (맞춤형) 제품이다. 플램폼과 이커머스의 초개인화시대에 발맞춰 얼마나 달콤하고 꽤 그럴싸한 아이디어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사업기획자인 나로서는 이 아이디어가 경영진의 입에서 나올 때마다 두려움과 맞설 준비를 한다. 비교적 사회생활을 무던하게 하는 내가 반박할 용기를 가져야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국내외를 다 뒤져도 맞춤형 소비재로 성공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맞춤형 소비재 사업이 성공률이 매우 떨어지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40410362768433

샴푸도 맞춤형으로…CJ온스타일, 맞춤형 화장품 '웨이크미' 론칭 - 머니투데이       

CJ 에서 코스맥스와 손을 잡고 맞춤형 화장품 웨이크미를 런칭했지만....결과는?





맞춤형 화장품에 가능성을 품고 도전하는 브랜드들이 실패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사용자의 니즈만 고려하고, 구매 journey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건조하고 푸석한 머릿결을 가지고 있으며 두피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가 새로운 샴푸를 찾고있다고 가정하자.


기대 journey: 소비자가 자체 or 자사 서비스로 두피와 모발의 상태를 진단하고 -> 건조하고 푸석한 머릿결을 가졌다는 것을 깨달으며 -> 해당 기능에 초점을 맞춘 샴푸를 커스터마이징 오더 한다.


그러나 현실은...: 소비자가 두발 상태를 자체 진단하여 -> 머릿결, 두피로 네이버 키워드 검색 후 -> 리뷰가 많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구매한다 -> 이 제품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될 경우 같은 과정을 통해 다른 제품을 반복 구매한다.





위 기대가 현실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소비자가 꼭 맞는 샴푸를 찾겠다고 그 만한 노력과 시간을 들일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노력과 시간을 들이기엔, 화장품이라는 재화가 소모품에 가까운 일상소비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추구하는 기능이 포함된 제품을 찾기 위해 검색 한방으로 펼쳐진 선택지 중 한 가지만 고르면 되는 것은 내 상태를 완전히 진단하고, 조립하고, 늦게 배송받는 것을 감당하는 것에 비해 너무나도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시간과 노력이라는 것이, 수치화가 어려운 정성적인 데이터에 속하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 성질이지만 이 패턴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업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렇다면 맞춤형으로 적합한 소비재는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어야 할까.


1. 고급 소비재 (비싼, 가치 있는, 럭셔리)

2. 오래 사용 가능하여 실용적인

3. 개성을 표현하기 적합한




고급 소비재, 특히 리빙, 테크, 럭셔리 패션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오래 써야 하는 재화이기 때문에 맞춤형을 선호할 수 있다. 코웨이에서 얼마 전 맞춤형 가구를 런칭했는데, 기성 사이즈 제품만으로 집의 모양이나 넓이, 컨셉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불편함을 느꼈던 고객들에게는 필요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가 적합하며 그 만한 비용을 지불하기도 용이해 보인다. 집과 가구는 평균 5- 10년 정도 혹은 그 이상 길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패션에서는 맞춤과 기성을 반반씩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패션에서의 맞춤형은 럭셔리 패션의 오뜨꾸뛰르나 안경 등 잡화류 이외에 아직도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까다로운 특성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사업가들이 맞춤형 제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소비자가 자기 입맛에 100% 딱 들어맞는 제품을 만나기 어렵고, 그럼에도 그런 제품을 지속적으로 갈구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런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가격까지 합리적이고 빠르게 받아 볼 수만 있다면 브랜드 입장에서는 분명 잭팟이라 생각하여 가능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혹, AI가 발전하고 공장이 스마트화 되면서 니즈에 100% 맞는 제품을 초개인화로 제공하는 사업이 나타난다면 성공 전례를 만들어 볼 수 있을까? 글쎄. 소비자들은 대부분 본인이 확실히 뭘 원하는지 알지 조차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전제부터가 접근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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