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분석
패션업계 관계자들에게 2022년 올 해 가장 성공한 여성패션브랜드는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 '마뗑 킴' 이라 답할 것이다. 신사부터 W컨셉, 29cm, 하고까지 온갖 패션 플랫폼의 여성복 순위 상위에 랭크된 티셔츠와 바람막이에 이 이름이 새겨져 있기 떄문이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 길 거리의 20대 여성 중 10명 중 1한명은 이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다. 마뗑킴은 도대체 어떤 브랜드이길래 이런 인기를 끄는 것일까?
마뗑킴은 92년생 김다인 대표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로, 20년 50억 하던 브랜드 매출을 22년 500억까지 올리는 기함을 토해내는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과연 2년만에 매출 10배 성장을 패션계에서 본 적이나 있는 전례인가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성적표다. 마뗑킴은 2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아는 친근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 비법은 김대표의 '소통'에 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친근한 언니나 친구처럼, 고객과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지극히 개인적인 그녀의 성장과 연애, 결혼과 미적 취향까지 세세하게 그녀의 친구들(?)과 공유한다. 친한언니가 하는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으며 그녀의 패션 철학에 깊이 공감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제품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다인 대표는 어쩌면 영리하게도, 특별해 보일 것 없어 보이는 본인의 개인적인 스토리마저 제품과 마케팅으로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패션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베를린에서 1년 거주하던 시절, 본인만의 패션철학을 발견했고 브랜드에 그 철학과 컨셉을 반영한 일련의 성장 일대기를 이야기한다. 본인의 역사마저 브랜드 스토리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풀어낸 것이다. 이어진 남편 문수씨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림을 그리던 문수씨의 작품은 자연스럽게 다인대표의 인스타그램에 종종 노출하게 되었고 머지않아 다른 하나의 브랜드로 파생되었다. 지금은 그 둘의 브랜드가 서로에게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정말로 인플루언서의 힘이 대단하다. 수십 수백명이 있는 기업도 못하는 것을 어떻게 혼자서 이뤄 낼 수 있는것일까? 그 답은 바로 애자일함에서 찾을 수 있다. 브랜드는 철저히 플래닝과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액션플랜을 수행해야 하지만, 김다인 대표와 같은 인플루언서 브랜드는 그렇지 않다. 그녀가 제품개발에 고민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인스타 스토리에 의견을 묻는다. 보이지 않게 존재 하고 있던 브랜드와 소비자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어 함께 만드는 제품들을, 소비자들은 당연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개인 IP 를 통해 브랜드의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서비스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브랜드는 특히 라이브 커머스,인플루언서, 왕홍,유투버와의 협작 등 막강한 IP의 파워에 의존하고 있다. 점차 그들의 파워가 커지면서 거금을 들여야 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독자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브랜드나 기업도 소비자와의 소통 해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이 많으나 전통적인 기업체들은 여전히 양방향 소통에 굉장히 소극적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기업의 가치를 증명하는 방법은 오로지 '좋은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오판한다. 기업이 좋은 상품을 만들면 소비자는 호응하고, 나쁜 상품을 만들면 야유 하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아이폰이 좋은 상품을 만들거나 이따금씩 졸작을 만들어내든 말든 늘상 열광하는 팬덤(*앱등이)이 늘 존재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기업과 브랜드는 소비자와 소통하여 주기적으로 의견이 반영하고 팬덤을 구축해야 오롯한 기업과 브랜드로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 이제는 기업과 브랜드같이 큰 조직 단위가 고정관념의 알을 깨고 어떤식으로 이 부분을 마케팅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앱등이: 애플과 곱등이의 합성어로써 애플 제품을 사용하면서 크게 감명을받아 애플의 추종자로 변하여 애플이 황당할정도로 긍정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