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urora Light

마음이 먼저 도착한 북쪽

로키 마운티니어, 그 선로 위의 시간

by 헬로 보이저


나의 평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
'기차를 타고 캐나다를 횡단하는 일.'

누군가에겐 그저 아름다운 관광지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 여정이 ‘마음이 먼저 도착한 북쪽’이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뤄줄 열차,
바로 **로키 마운티니어(Rocky Mountaineer)**

1990년, 밴쿠버에서 첫출발.
오로지 낮에만 달리는 이 열차는
밤의 어둠 대신 햇살 가득한 창밖 풍경을 택했다.

창문은 천장까지 열려 있고,
승객은 모두 위를 본다 — 산맥을, 하늘을, 그리고 꿈을.

이 열차는 캐나다 서부를 넘어
'슬로 트래블의 상징'이 되었다.

빠르게 이동하는 목적이 아닌,
‘지나가는 모든 순간을 눈에 새기기 위한 기차’.

이 철학은,
속도보다 **기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토록 깊은 사랑을 받아왔다.

‘로키산맥’이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는 웅장함을 떠올린다.

"로키 마운틴"
북미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4,800km의 산맥.
미국에서 시작해 캐나다까지 뻗은
지구의 등뼈 같은 존재.

수천만 년 전 형성된 이 거대한 지형은
지금도 얼음, 강, 숲, 야생동물의
고요한 왕국을 품고 있다.

그러나 로키 마운티니어는
그 웅장함 속에 **따뜻함과 정적**을 더한다.

기차 안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
창밖에 스치는 사슴의 눈빛,
그림처럼 펼쳐지는 호수와 협곡,
그리고 조용한 탄성들.

그 안에는
다 잊고 싶었던 시간도,
다시 떠올리고 싶은 감정도 함께 실려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기차를 타고난 후, 그 길이 내 마음의 일부가 되었다고.”

나는 이제,
이 기차를 타고 떠난다.

밴프, 캘거리, 재스퍼, 레이크 루이스...
지도 위의 글자들이
이젠 내 삶의 장면이 될 것이다.

우리가 지나가는 길에는
광활한 자연뿐 아니라,
**시간과 역사와 인간의 선택이 만든 문명과 생태계**가 있다.

나는 이 여정에서
단순한 풍경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삶의 결**을 보고 싶다.


PS.

기차가 출발하는 그 순간,
나는 이 말을 조용히 속삭일 것 같다.

**“너무 오래 기다렸지만, 결국 도착했구나.”**
그리고 지금, 이 글도 내 작은 도착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