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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썸머 Mar 04. 2022

뻔한 인생에서 숨은 나 찾기

우리들의 이야기가 기록되는 순간


자주 하고 싶고, 매일 마음에 있지만 한 번 손을 놓으니 다시 시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브런치.


잊을만하면 한 번씩 울리는 소식, ‘글을 올리지 않은지 얼마가 되었어요.’하는 울림에 얼른 다시 시작해야지 하면서도 흘려보낸 시간이 길었지만 늘 다시 오고 싶었다. 마음을 글로 써 내려간다는 것은 그 순간 나의 감정에 솔직해짐과 동시에 나의 감정을 소홀히 하지 않고 아껴두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지금의 나만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 매주 잊지 않고 한 편이라도 꼭 브런치에 글을 발행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좋아하는 브런치 ‘글 메이트’ 분들과 함께 말이다.


나에겐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작은 소망이 있었다. 바로 조용한 카페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카페 주인이 되는 길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잘하는 일을 해서 돈을 열심히 벌면, 결혼하고 재테크해서 성공하면 그때는 카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싶은 막연한 희망도 있었지만 현실에서 진짜 카페 주인이 되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했다. 대출과 월세에 자유로울 수 없고, 시간에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이었다. 현실에서 진짜 카페 주인이 되는 길은 여전히 먼 일처럼 막연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라도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하나씩 하다 보면 진짜 주인이 될 수 있는 확률에 가까워 질지도 모르니까.


취업, 유학, 이직, 결혼, 출산, 육아.


 글자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되는 많은 일들을 지나고서야 돌아보니 마구 쏟아졌던 인생의 수없이 았던 소나기 뒤로  꺼져버려 모습조차 희미한 나만 남아있었다.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무언가가 필요해졌다. 그렇게  꺼져버린 땅속에서 햇살을 받고 싶어서, 바람을 쐬고 싶어서 안간힘을 쓰며 올라오는 길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자의든 타의든 자신도 모르게 아래로 내려왔다가 올라가는 법을 잃은 사람들,   모습 같았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뻔한 일상 속에 갇혀 계절이 지나가는지, 향기가 사라지는지도 모른 채 매일을 살고 있었다. 힘드니까 지치니까 누구의 탓으로 돌려버리고 소비하는 삶을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비겁하게 숨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만나는 용기를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온라인이지만 진짜 카페 주인이 되었다. 매일 카페의 문을 열고 닫지 않아도 지친 일상에서 따스한 햇살 충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직 내가 무슨 색인지, 무얼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지만 우린 진짜 무언가 나다운 내가 되고 싶었던  같다. 하나 둘 그렇게 소리 없이 카페에 모여든 사람이 어느새 300명이다.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문경, 경주에 이어 미국, 남아공, 호주, 뉴질랜드, 독일까지 오프라인 카페였으면 만날 수도 없을 고마운 사람들이 함께 드나드는 신기한 곳이 되었다.


인생의 여정에서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흠뻑 젖어보았던 우리는 서로의 작은 일에 울고 웃으며 매일 자신의 일상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렇게 모여 공부하고 일기 쓰고 책 읽고 그림 그리며 성장한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뻔한 인생에서 숨어있던 나를 찾아 매일 여행을 떠난다.


서른과 마흔 그리고 그즈음에 있는 나이에 다시 시작한 제2의 아름다운 도전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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