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째 살고 있는 드디어 내 집 같은 캘리포니아에서 맞는 새해.
그동안 바빠서 브런치에 글을 올릴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2024년을 정리하는 글만큼은 남기고 싶어 오랜만에 글을 쓴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매년 다이어리에 글을 써왔고, 그 일기들을 다시 읽으며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는 걸 좋아한다. 아이패드가 없던 시절에는 엉성한 글씨체로 펜에 감정을 꾹꾹 눌러 담곤 했는데, 그래서인지 읽을 때마다 그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20대 중반의 일기들은 엄마가 한국에서 이사하면서 대부분 버려져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나머지는 미국으로 가져온 덕분에 가끔 꺼내 읽는다.)
30대 중반이 된 작년, 2024년은 나에게 참 특별한 해였다. 드디어 이 낯선 땅, 캘리포니아가 내 집처럼 느껴졌고, 더 이상 한국을 그리워하며 울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 말했듯, 시간이 정말 약인 것 같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나는 이곳 생활에 익숙해졌고, 무엇보다 행복해졌다. 마음이 단단해진 느낌도 있지만, 아마 내 가족이 이곳에 생기고, 가족처럼 가까운 친구들이 곁에 있으며, 여유로운 이 땅에서 살게 된 덕분에 캘리포니아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작년 3월, 한국에 다녀왔을 때, 겨우 3주였지만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음식, 문화, 가족을 떠나서, 그저 편안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너무나 필요했다. 20년 넘게 쌓아온 친구들도 내가 많이 변했다고 말해주니, 나 자신도 조금은 달라졌나 보다. 재작년과 비교해 작년에는 환경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생각하는 방식은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가지지 못한 것, 그리운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려고 노력한다.
지난해부터 삶의 모토로 삼은 ‘미니멀리즘’ 덕분에 인간관계와 물건에 대한 집착이 많이 사라졌다. 또한 내 인생의 우선순위를 생각하면서, 나머지 것들은 자연스럽게 내려놓는 습관도 생겼다. 가을과 겨울, 25년 된 두 명의 베프가 따로 방문했는데, 그 후 나의 마음가짐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이제 한국이 그립지 않고, 내가 사는 이곳, 내가 가진 모든 것, 사랑하는 가족에게 한층 더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2025년에도 기대되는 일이 많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