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시작한 노베이스&노메이크업
나도 모르게 시작하고 있었던 노베이스메이크업 혹은 노메이크업
5월 퇴사후 특별한 약속 없는 한 딱히 집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일주일 중 5일은 노메이크업 상태였다. 화장하는 이틀은 데이트 혹은 형식적인 약속빼면 썬크림을 빼먹고 외출하는 날도 많았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코로나로 인해 어디서든 마스크를 써야하기 때문에 쌩얼, 민낯 부담이 없어 메이크업을 해야된다는 압박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화장만큼 마스크가 피부에 더 독이 되고 있으니 이제 그만 마스크 쓰고싶다.
나의 피부는 얇고 붉은기가 돌며 턱 성인 여드름이 있는 편이고 가끔 볼과 이마에도 좁쌀 여드름이 나는 복합성 피부다.
결론적으로 화장이 안좋은 걸 알지만 여드름, 트러블이 많은 사람들은 화장을 안 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성인 여드름에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어느순간부터 턱 트러블은 사라지지 않고 나의 가장 큰 피부 고민이 되었다. 체질을 바꾸려 한약도 먹었고 피부과 약을 처방 받아봤지만 효과는 그때뿐이었다.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은 강한 항생제여서 그런지 몸에 맞지 않았다.
호르몬 때문인가 싶어 달맞이꽃이 좋다길래 건강식품도 먹어보고 바르는 화장품부터 클렌져 디톡스 쥬스까지 안사보고 안해본게 없는 듯하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 퇴사한지 5개월차인데 지금쯤이면 얼굴에 트러블은 하나도 없어야 할 시점 아닌가. 조금 가라앉기는 했지만 크게 달라진 거 같지 않다.
노메이크업은 일상이 되었고, 마스크로 얼굴을 보일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피부에 소홀해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외출할 때 기초크림도 안바르고 썬크림만 바를때가 있는가하면 거꾸로 기초 크림만 바르고 썬크림은 안바른채 외출하는 날도 있다.
일할 때는 매일 화장은 물론이고, 화장품을 판매 하는 일이다보니 화장품을 몸에서 뗄 수 없이 바르고 지우며 생활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화장품으로부터 독립한 상태다.
그동안 화장대를 가득 채워놨던 화장품을 다쓰기 위해 화장품도 구매안한지 5개월이 되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화장품이 넉넉하다. 지금까지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면서 유통기한 지나서 버린 화장품만 해도 대형 쓰레기 종량 봉투 몇장인지 모르겠다.
우연히 뷰티 유튜버 다영님의 베이스프리 3개월차 후기 영상을 보면서 나의 화장품 최소화, 프리 상태를 체계적으로 유지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다. 단편적인 메이크업 튜토리얼 영상이 아니라 실제로 3개월동안 베이스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눈썹, 립, 치크는 화장함) 생활한 이야기였다.
그녀는 화장할때 퍼프를 두드리는 행위, 화장을 지울 때 끊임없이 피부에 자극을 주는 생활을 버리니 피부가 더 좋아졌다는 주변인들의 칭찬과 함께 스스로 노베이스메이크업이 "섹시하다" 라고 표현했다.
섹시하다
뷰티 유튜버는 단순히 성적인 의미를 넘어서 표정, 피부 잡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가리지 않는 당당한 모습이 멋있다는 의미라고 정의했다. 처음에는 다크써클, 트러블 때문에 오히려 건강이 안좋아보이는 오해를 부르기도 했지만 점점 피부 자체 안색이 좋아지는 것을 보며, 트러블까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메이크업의 목적은 더 나은 모습이라는 전제하에 내가 보기에 불편한 것들을 지워내는 과정이니 나의 얼굴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을 반영한다. 눈이 작은 것이 컴플렉스인 사람이 지나치게 눈을 확대하는 화장에 집착하거나입술작은 사람이 자신의 입술보다 더 크게 립스틱을 칠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화장의 의미는 자신의 컴플렉스를 커버하여 자신감을 높여주는 마법이었다. 화장에 대한 판타지와 로망은 여성들에게 화장을 권장하며 뷰티 시장을 키우는데 한 몫했다.
하지만 뷰티, 아름다움, 화장의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메이크업 트렌드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마스크로 인해 베이스 메이크업에 피부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노메이크업, 노베이스메이크업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제대로 노베이스메이크업 선언하다.
마스크 때문에 습기차고 금방 떠버린 각질 사이에 파운데이션이 뭉쳐있는 지져분함, 마스크에 얼굴이 도장찍히는 찝찝함을 견디고 싶지 않다.
노베이스메이크업은 피부 메이크업은 생략하고 눈썹, 아이, 립, 치크는 화장을 개인 취향에 맞춰서 하면 되는데 전체적으로 얇게 자신의 혈색에 맞춰 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베이스메이크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피부 자극은 줄이고 화장품 사용도 줄이면서 내추럴한 모습을 강조한다고 이해했다.
오늘부터 제대로 노베이스메이크업, 가끔은 노메이크업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거의 7년간 달고 살았던 좁쌀 여드름과의 근본적인 이별을 위해 오히려 바르지 않고 덜어내려고 한다. 이미 기초 화장품의 경우는 토너, 크림으로 단계를 줄여 생활한지 꽤 되었는데 트러블이 심해지기도 했다. 이것은 화장품 사용과는 별개도 계절, 호르몬 영향이 크다고 본다.
오늘 외출은 기초 크림없이 썬크림만 발랐는데 무기자차 썬크림을 발라서 건조한, 얼굴쪼이는 건조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안바른 건가 싶을 정도였다. 단순히 귀찮아서 기본 기초를 생략한거였는데 다음에는 토너, 크림 단계 정도는 생략하면 안될 것 같다.
화장품을 덜어낸만큼 기초 제품에 집중해서 하나를 발라도 제대로된 것을 바를 수 있게 내 몸에 닿는 것들을 좀 더 신중하게 봐야할 것 같다.
[토너]
라포티셀 토닝 에센스 페이셜 하이트레이팅 부스터
:우유빛깔 토너로 수분, 영양감 보충으로 무난함
토너를 스프레이 공병에 덜어
+ thursdayplantation 티트리 오일 한 두방울 넣어 미스트 형태로 사용
[유수분크림]
여름 특수 계절의 경우, 바이오더마 세비엄 포어리파이너 사용
라포티셀 멀티 액티브 하이드레이팅 크림
:유수분 밸런스가 좋아 사계절 쓰기 좋지만 이번 여름은 워낙 습도가 높아 피지조절은 실패함
[썬크림]
달바 썬크림 (유기자차) 써본 썬크림중에 제일 촉촉하고 트러블 안났음. 다섯통째 거의 다 써감..
셀라피 에이징 쉴드 썬크림 (무기자차) 신제품인듯. 지인 선물받아 한 번 써봤음. 유분감이 아예 없어서 지복합성인 사람들은 오히려 건조한 듯한 느낌. 무게감은 있지만 발림성 좋은 산뜻한 썬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