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전역을 유랑하며 수없이 들은 말이 있다.'No te preocupes', '걱정 마세요'라는 뜻이다. 길에서 만난 멕시코 사람들은 언제나 천하태평했다. 그들은 만사에 거리낌이 없었고, 아무 틈에나 천연덕스럽게 얼굴을 들이밀고 나타났다. 길을 잃었을 때도, 용기가 필요했을 때도, 심지어 혼자 셀카를 찍고 있을 때도.
"들어가 봐도 되나요?"
"걱정 마세요, 세뇨리따."
"처음 해 보는 건데 괜찮을까요?"
"걱정 마세요, 세뇨리따."
"길을 잃어버렸어요."
"걱정 마세요, 세뇨리따."
다들 약속이라도 한 걸까. 수많은 도시에서 누굴 만나도 한결같았다. "¡No te preocupes!(걱정 마세요!)", 무슨 주문이라도 되는 양 반복되던 문장.
나는 '걱정쟁이'였다. 늦을까 봐 걱정하고, 안 될까 봐 걱정하고, 실수할까 봐 걱정하고. 그런 나에게, 그들은 은근한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어서 오라고, 같이 놀자고. '풍경' 여행을 더 좋아하는 내게, '사람' 여행도 좋다고 말이다.
그들은 왜 혼자냐고 물었고, 같이 놀아도 되냐고 물었고, 또 만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직업도 나이도 상관없었다. 10살 아이와도, 60살 할아버지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아니, 친구가 되는 게 이렇게 쉬운 일이었다니. 내 마음이, "같이 놀자!" 같은 말 따위에 스르르 무너지는 허술한 모래성이었다니.
사람들은 망설이는 사이에 성큼 다가와 내 속을 조금씩 열어놓고 갔다. 나는 나이에 맞는 옷과 직장에 필요한 예의를 집어던지고 그들이 내미는 손을 덥석 잡아버렸다. 그리고 아이처럼 세상을 다시 배웠다.
세상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거구나.
누구도 함부로 미워하지 않아야지.
주변의 모든 것들을 '꼭' 사랑해야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도, 내 안의 어린아이와도, 한없이 마음에 안 드는 세상과마저도 친구가 되기.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는 기묘한 우연과 신선한 충격이 가득했던 '멕시코 사람 여행기'다.
"걱정하지 마!"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했으며 본인에게 허락 받았습니다.
※[쿠스코의 나단], [리마의 크리스티안] 편은 페루에서의 에피소드지만, 멕시코 이후 페루로 이어지는 여행이기도 했고 주제상 연결되어 함께 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