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예상한 질문이었다. 다른 사람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서 이런 질문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이외 대표적인 것이,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가, 왜 지원했는가라는 질문이다. 그건 그렇고, 그러면 면접관이 그래, '바로 이 사람이 내가 찾던 사람이야'라고 할 만한 답을 했을까. 취업면접을 보면서 예상질문을 뽑고, 그 답을 마련한다. 그러나 면접장에 들어서기 전까지도 확신에 찬 답을 마련하지 못한다. 포장하려고 하고, 꾸미려고 하다 보면 말의 순서에 질서가 없다. 누가 봐도 지어낸 말이라고 느끼지 못한다면 면접관으로 자격이 없다.
똑같은 아이템을 갖고 장사를 하더라도 맛의 차이, 품질의 차이가 있다면 그 가게는 경쟁력이 있다.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같은 제품을 찾지 않는다. 거창한 '인생질문'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일상질문'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을 더 많이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하다. 질문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한다. 생각하는 인간, 호모 사피엔스의 본질은 질문하는 인간이다. 기후위기, 지구생존의 문제가 대두되는 지금,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는 다면, 나는 질문하는 인간, 호모 콰렌스(Homo Quaerens)가 마지막 생존자가 될 것이라고 답하겠다.
남들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다.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왕좌왕이다. 다른 이들에게는 이걸 하는 게 좋겠다, 저걸 하는 게 좋겠다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뭘 해야 할지 모른다.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답을 찾는 교육을 받았지, 질문하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 질문은 기자의 전문 영역이 아니다. 물론 기자라고 다 질문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중요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 사실, 자신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한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어떤 질문들은 너무 적나라하게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도록 하기에 전문 상담가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감당할 수 없기도 하다. 하지만 본성과 숨겨진 욕망, 소망, 원동력을 스스로 찾고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질문도 많다. 이러한 질문들을 스스로 묻고 답하는 훈현을 통해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고 매일의 삶을 개선, 발전시킬 수 있다.-119쪽, <질문지능>(다연, 2017)
내가 충분히 답할 수 있는 어떤 질문은 나를 들뜨게 하고, 미처 답할 수 없는 내 부족함을 드러낼 수 있는 어떤 질문은 아프다. 아픈 질문이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지만, 결국 그 질이 나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질문을 부끄러하면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없다.
지난 2017년 다뷰북스가 번역출간한 질문하는 인간 <호모 콰렌스>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34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중에,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있다. 여러 질문들이 있지만 삶 속에서 계속 놓지 않고 던져야 할 질문이다.
인생성찰을 위한 질문 30
"나는 누구인가"
이 책 후반부에서는 인생성찰을 위한 30가 질문을 제시한다. 첫 번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인생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답을 내달라는 질문이 아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질문이다. 그 다음 질문이 내 주변에 있는 사람 가운데 세 사람을 뽑고 그들로부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들어보라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부분을 그들은 성실하고도 과감없이 들려줄 수 있다. 그들이 아픈 말을 해도 받아들일 수 있다. 세 번째는 내가 지금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으라고 한다. 돈? 건강, 죽음, 실패? 지금 두려운 게 무엇인가? 이후 이어지는 질문은 삶 속에서 경험한 것들이 나를 어떻게 만들고 변화시켰는지 돌아보는 질문들이다. 나를 주저 앉히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나를 일으켜 세우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