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가 오늘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케이팝 콘서트와 폐영식으로 막을 내린다. 샤워실과 화장실 등 열악한 환경으로 참가대원들이 힘들어하고, 폭염 속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했던 새만금 잼버리는 말 많고 탈 많은 잼버리로 기록될 것이다. 협력하고 교류하는 공간이 사라지고 정부나 지자체가 마련한 행사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행사가 되어버렸다.
스스로 필요한 것을 준비하고 만드는 것이 스카우트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보면 태풍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질문이 남는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이 공간에서 어떤 질문이 있었을까. 문제를 문제로만 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질문은 없었던 걸까. 상황에 대한 불만을 불만으로만 끝내는 게 아니라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잼버리를 준비하는 기간이 짧지 않았다.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그렇지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스스로 문제를 풀 기회를 갖지 못했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뭐라고 그랬어, 안 될 거라고 그랬잖아.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혹은
"거봐 선배 내가 뭐라고 그랬어, 어쩔 건데?"
"선배님, 그러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같이 일을 하는 동료들 가운데 이런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은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한다. 자기가 뭐라고 그랬냐고 하면서 문제를 더 크게 키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그런 문제를 두고,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 거라며 답을 찾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미래가 있을까.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안 될 것 같았으면 진작에나 말을 하면 좋았을까, 일이 잘 안 풀리고 났을 때 그렇게 한 마디 거두는 사람이 있다.
빠르게 해결을 해야 하는 일이 있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인생길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문은 어떨까.
답을 찾기 이해 급급해하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이왕 벌어진 일이라면 천천히 생각해 보고 질문해 볼 일이다. 아니 한 시간 급한데 뭐라는 거냐고 그럴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좋은 질문은 올바른 질문이다. 올바른 질문은 상대의 힘을 빼는 질문이 아니다. '거 봐 뭐라고 그랬냐며, 어떡하냐'라고 징징 거리는 것이 아니다.
평상시에 문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질문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일상에서 한 질문연습은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빠르게 답을 내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결정을 하도록 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말없이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도 좋지만, 시끄러워도 물어보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 보지 못한 것들을 보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침묵하도록 만드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입을 닫도록 만드는 것도 그렇다.
<비로소, 진정한 나를 살다(Living Your True Self>의 저자, 에노모토 히데타게는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올바른 질문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2000년에 일본에 코칭프로그램 기업 CTI재팬을 세운 저자는 올바른 질문이라는 것은 갑자기 생각나서 던지고 답을 찾는 그런 게 아니라 좀 더 궁극적인,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내 능력을 좀 더 발휘할 수 있을까"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질문이 자신의 인생을 움직여 왔다고 한다.
내 인생을 움직이게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인생을 움직일 수 있는 질문 하나 없이 빈약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좋은 질문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 나오는 마른오징어와 같은 것이다. 몇 번 안 씹고 금방 단맛이 떨어지는 츄잉 껌과 같은 질문은 결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좋은 질문은 와인에 비유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충분히 숙성되어야 나오는 깊은 맛과도 같은 해답을 나올 수 있게 하는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빨리 해답을 찾는 것에 강박을 느낄수록 좋은 질문을 하지 않게 된다. 설령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도 해답을 쉽게 외부에서 찾거나 깊은 맛이 나오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표면적인 해답에 만족해 버리기 쉽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인생 자체가 싱거운 맛이 되지 않을까?"
-136쪽, <비로소 진정한 나로 살다> 중에서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성급하게 답을 찾기보다는 좋은 질문을 찾는 게 답을 찾는 길이다. 질문 속에 답이 있다. 좋은 질문이 인생길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