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매일 숨 시
반지
by
살라
Dec 15. 2024
아래로
손가락에 위태롭게 매달린
반지를 돌려본다
너와 나의 약속이라 불리는
금빛 족쇄가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
금속 덩이 안에 갇혀
삶은 작아졌다
숨 쉬지 못하는 시간들이
반지 안에서 둥글게 돌아간다
어느새 살과 한 몸이 되어
돌려도 돌려도 굵어진 마디를
벗어나지 못한다
마디를 깎아서라도
빼어낼까
그냥 살과 하나 되도록
두어볼까
망설이다
기름칠로 살살 달래니
마디를 가뿐히 벗어난다
다시는 반지 속에 가두지 않으리
시간들이 숨 쉬도록
keyword
반지
금빛
약속
6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살라
직업
에세이스트
기어코 오는 봄처럼 삽니다. '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시도 쓰고, 열정 학부모로 겪었던 이야기도 씁니다
구독자
9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2024년 12월의 바람
핸드폰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