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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 Sep 21. 2024

차갑게 사라질 줄 알았지만

여름에게 잔인하게 느껴진 9월 21일

차갑게 사라질 줄 알았지만




나는 여름.

차갑게 사라질 줄 알고는 있었어

스며들어 사라지길 원했지


뜨거운 숨결로 당신에게 다가가

조용히 마음속에 머물길


하얗게 태운 재는

애썼다고

쓰다듬는 바람으로 닿아주길


얼마 남지 않은

치기 어린 투정에도

그윽한 눈빛으로 귀엽게 봐주길


인내심 가득한 당신 품에서

나의 시간대로

노랑과 붉음으로 물들길


바램은 언제나 부서진 다음에야 선명해지네


그는 가을,

게으르게 오더니

스며들 시간을 주지 않아


거친 차가움 정도는

감수하라고 으름장을 놓고는

양 볼 얼얼하게 스치고 가네


차가워진 눈빛에

작아진 푸릇은 부끄럽게 서있네




(늦게 온 가을이 여름에게 잔인하게 느껴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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