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 숨 시

울면서 잘못했다 해도

by 살라

울면서 잘못했다 해도
이제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한때는 사과 한마디에도
쉬이 믿는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바닥에 내려앉아
조용히 굳어져 있다

눈물이 흘러도
그 물줄기가
이제는 스며들지 않는다
내 눈물로 너무 많이 적셔져서
이미 흠뻑 젖어버린 탓일까
아니면,
수많은 말들과 눈물들이
결국 진실을 묻어버린 탓일까

잘못했다는 그 말이
늦게 도착한 편지처럼 들린다
봉투는 이미 낡고,
그 안의 글자들은 빛이 바랜 채
손끝에 아무 감흥도 남기지 않는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차갑다기보다,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것
어쩌면 너무 많이 흔들어서
끝내는 멈추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학습해버렸다

울음소리가 문을 두드리지만
이제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힘조차 없다
그저 잠잠히
멈춘 마음을 안고 있을 뿐이다

울음은 지나가고
침묵만 남았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묻는다
왜 이토록 오래 걸렸을까.
돌아갈 길은 이미 내 눈물로 강이 되어 없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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