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른케년의 경이로움 & 콜사이 호수

3일째(0829) : 카자흐스탄 차른케년, 콜사이 호수

by JumongTV

08시에 기사가 도착하고 서둘러 차른 케년으로 향했다. 간밤에 내린 비로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날씨가 매우 쾌청하고 햇살은 눈부시다. 차창밖으로부터 내리쬐는 강렬한 햇살은 볼살을 달군다. 저 멀리 만년설은 햇빛에 반사되어 하얀색 강렬히 발산하다. 알마티의 아침은 이처럼 뜨겁고 찬란하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알마티를 벗어나기 전에 고도를 보니 915m다. 서울은 평균 50m도 안되는데 이 정도면 하늘에 누워있는 느낌이다. 차른 계곡까지는 250km, 3시간가량 소요 예정이다.


이동 중에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첩첩이 둘러쳐진 천산 산맥이 하나둘씩 벗겨지더니 웅장한 설산이 내게로 다가온다. 순간의 절경 놓칠세라 차 세우고 가다가 또 세우고를 반복하면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과연 저 설산 자락에는 생명체가 존재할까? 설산 넘으면 바로 외계이지 않을까? 한국과는 확연이 다른 풍경에 셀프 질문도 끝이 없다. 그러면서 평야지대와 신비로운 설산 병풍을 뚫고 계속 달린다. 지구 끝까지 계속 달린다. 돌연, 기사 차 세우더니 가게에 들러 맥주 몇 캔을 사 오고 내게로 준다. 이런이런... 이번 중앙아시아 스탄 3개국 방문을 계기로 절주 하려 하였거늘 이 어찌하랴.. 차마 주는 술 거절은 못하고 들이마셨다. 캬아~ 환상의 맛이다. 대자연에 술이 더하여지니 몽롱한 상상력에 날개를 단다. 절경에 취하고 맥주에 취하고 그리고는 바로 쓰러졌다. 그렇게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아직도 차는 달린다. 운전에 열중인 기사에게 미안했다. 운전 중인데 옆에서 열심히 졸았으니 말이다. 도로변 곳곳에 마을들 보이고 간간히 도로변에 히치하이킹을 하려는 듯한 현지인들 눈에 들어온다.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다. 햇볕은 여전히 따갑기 그지없다. 더 이상 가면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다며 차를 세운다. 연기 자욱한 저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가자고 한다. 시계를 보니 11시 10분?? 이른 점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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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앞에 가니 꼬치 굽는 아저씨가 안쓰럽다. 저렇게 연기에 둘러싸이면 눈이 맵지 않나? 건강에도 안 좋을듯한데..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사슬릭으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중앙아시아의 특별한 요리 양꼬치구이 사슬릭을 드디어 먹는다. 큼직한 3 꼬치를 주문하였다. 물론 맥주와 함께. 점심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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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설산은 오간데 없다. 온통 검푸른 바위산인 협곡으로 들어간다.

몽골의 열리은아무와 비슷한 풍경이다. 아니 매우 흡사하다. 전체적인 분위기의 색상과 산양과 커다란 독수리가 나올듯한 기세의 분위기도 그러하다. 곳곳에 몽골 게르와 같은 유르트가 있는 것도 비슷하다. 욜리은암이 몽골의 황량한 땅 사막에 있듯이 이곳에서도 비슷한 사막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바위 협곡 벗어나니 다시 평야 지대가 나오고 얼마 가지 않아 저 멀리 황토색 협곡지대가 어렴풋하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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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표현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협곡의 강수와 풍화작용 그리고 메마름의 건조함이 뭉쳐서 이러한 믿을 수 없는 풍광 만들어내는구나.... 차른케년 도착이다(해발 1045m). 언덕 위로 가 보았다. 절벽이다. 카메라를 꺼내었으나 두려움도 함께한다. 휴대폰 촬영 할 때엔 휴대폰이 바람이 떨어질까 불안하고, 카메라로 촬영할 때엔 다리가 후들거렸다. 절벽 정상에서 느끼는 바람의 소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래도 이 아까운 장면 놓칠 수 없다. 촬영을 계속 이어갔다. 저 기둥 하나하나가 신기하다. 인간에게 억만금 쥐어줘도 만들지 못한다. 오로지 자연만이 빚을 수 있다. 오늘도 자연은 쉼 없이 조각 중이다. 오늘의 진행형은 또 다른 절경을 만들고 그리고 또 다른 미래로 전달한다. 자연의 힘이란 참으로 오묘하고 대단하다.

저 아래로 계곡이 보인다. 물도 보인다. 내려가보자. 비록 강한 바람에 몸의 균형 흔들리지만 끊임없는 대자연의 유혹에 빨려 들어간다. 협곡 사이로 길이 희미하게 보이는 듯했다. 저곳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길이겠지?? 부디 동물들만의 통행로가 아니기를 바라며 계속 내려갔다. 바위구멍 2개도 기어서 통과하였다. 부탁하는데 절벽만 나오지 마라. 그런데.. 이런.. 절벽이다. 비가 오면 물 내려오는 물길을 따라온 것이었다. 메마른 폭포 절벽 꼭대기에 서버렸다... 난감하네.. 조심히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방법이 없다. 다시 올라가자. 포복 자세로 옆의 언덕으로 넘어가자 다소 낙폭 작은 계곡이 나왔다. 그래 이리로 내려가자.. 여기만 조심 조심히 내려가자. 여기서 조난당하면 난 독수리 밥이다. 주변에는 인간은 나 혼자 뿐이다. 그래 난 어렸을 적에 시골에서 개구쟁이 유격대장 출신이다. 할 수 있다. 그런데 감각이 예전 같지가 않다. 몸은 느려지고 균형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한 발 한 발 쉼 없이 움직이다 보니 아래에 녹색 강이 보인다. 다행히 무사히 다 내려왔다. 나를 당황하게 하였던 메마른 절벽 폭포 자리로 이동하였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다. 공포감은 위에서 아래로 향할 때 배가 되는 듯하다.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메마른 폭포 자리에서 기념사진 한컷 찍고 강가로 향하였다. 여기가 890m다. 1045m에서 여기까지 내려왔으니 대략 150m 절벽을 기어 내려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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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강이다. 긴장이 풀린 탓일까? 다리에 힘도 함께 풀려 버렸다. 강가에 자리 잡고 휴식을 취했다. 에머럴드 빛 머금은 강이다. 물결이 유한 듯하면서도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에 매서움도 함께 드러낸다. 협곡답게 물살은 가파르다. 일순 풍덩하고 몸 던지고 싶지만 손발만 가볍게 적신다. 그런데 이강의 발원은 어디지? 이 거대한 수자원은 어디에서 오는 거지? 이 사막 지나 저쪽 어딘가에 거대한 산이 있다는 애기이겠지? 낯선 곳에 오면 낯선 궁금증이 생긴다. 그렇다고 강을 역류하여 확인하러 갈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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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아래 끝 부분까지 내려왔으니 이제는 협곡 윗부분을 향해서 올라가야 한다. 다행히 절벽을 오르는 등 그러한 난코스는 없다. 평지 오르막이다. 이정표 보니 주차장까지 2.2km다. 가다 보면 도착하겠지. 그래 가자 가자 맥주 마시러 가자 맥주가 기다린다. 협곡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니 낭떠러지의 위압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것도 모르고 바로 조금 전까지 저 봉우리 꼭대기에서 사진을 찍었단 말인가? 저 멀리 꼭대기 봉우리에 사람이 서 있는데 마치 개미 크기와도 같다. 정상에서는 그토록 바람 드세더니 아래에서는 미풍의 느낌도 없다. 그저 고요할 뿐이다. 층층이 쌓인 퇴적층 위에 솟구친 솟대 바위 처량해 보인다. 협곡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저만치에서 공용이 나올 듯하다. 하지만 인간만이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다 왔다. 주차장까지 500m라는 푯말이 발길을 가볍게 한다. 앞에 보이는 만만치 않아 보이는 난코스의 계단만 오르면 주차장이다. 잘 데워진 따뜻한 맥주가 나를 기다린다. 따뜻한 맥주란 차에 냉장고가 없기에 냉기는 사라지고 강한 햇볕에 뜨거워진 맥주를 일컬음이다. 한국에서는 차가운 맥주에 길들여져 있지만 따듯한 맥주도 적응하면 나름 마실 만하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손짓하기에 다가가보니 기사다. 손 흔들어 나를 반긴다. 무사 귀환을 환영해 주는 듯하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니 평화롭고 고요하다. 난 보았다. 절벽 끝에 서도 보았다. 협곡 끝에 우렁찬 강이 흐름을 직접 확인도 하여 보았다. 그 강을 향하여 절벽을 기어 내려가도 보았다. 발도 담가 보았다. 이 정도면 대만족이다. 자연은 오늘도 변함없이 바람과 협업하여 절경을 조각 중이다. 오늘도 포기하지 않았음에 셀프 감사하며 협곡 투어를 마무리한다. 다시 한번 외친다! 자연은 위대하다. 다스비다니어 차린케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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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천산의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낸 호수 천산의 진주 콜사이 호수로 간다.

이동 중 간간이 나타나는 작은 마을들 볼 때마다 반갑기만 하다. 고산자락 아래에 자리 잡은 마을들의 목가적 풍경이 정겹다. 풀내음 차 안에까지 훌훌 들어오는 듯하다. 어딜 가나 시골 풍경은 한적하고 여유롭고 고즈넉해 보인다. 그들의 삶자체는 고단하겠지만 말이다. 사막은 오간데 없고 이제는 산들만이 보인다. 카자흐스탄의 산은 한국과는 다르다. 한국산이 아기자기하고 정겨우면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룬다면 이곳은 산세 자체가 굵직굵직하고 날카롭고 거대하여 인간이 그 자체에 살짝이 얹혀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산세의 영험함에 이동을 하는데 산의 기운도 함께 받으며 이동하는 듯하다. 호수 바로 아래의 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을 저쪽으로는 호수에서 흘러 내려오는 듯한 강이 흐른다. 역시 푸른색 옥빛이다. 마을에서 조금 올라가자 바로 호수가 펼쳐진다. 쭉쭉 뻗어 오른 울창한 침엽수림 협곡에 위치한 기다란 콜사이 호수다(해발 1832m).

늦은 도착에 해는 서산 위에 걸치고 쌀쌀한 기운만이 온몸을 감싼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콜사이 호수에는 하얀 보트들이 간간히 떠있다. 호수와 새하얀 보트들의 조화가 안데르센 동화 속의 한 장면 같다. 아름다운 풍경 놓칠세라 사진으로 만족코자 열심히 셧터 눌러댔다. 보트 놀이도 해보고픈 마음은 간절하지만 숙소를 정하지 않았기에 숙소를 찾아 나서야 한다. 투어 서둘러 마무리하고 숙소들이 있는 마을로 내려왔다. 오늘은 설산 아래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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