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르쿨 호수를 즐기다.

3일째(9월 8일) : 우즈베키스탄, 사막, 호수, 사마르칸트

by JumongTV

아침이 밝았다. 유르트 내부를 둘러보니 몽골 게르와 다르게 더 넓고 천장은 매우 높다. 침대도 6개로 대형 유르트다. 이넓은 곳에서 기사와 나 이렇게 단둘이서만 잤다. 어제 과음한 탓에 몸이 개운하지는 않다. 밖에 나가 보았다. 기다란 벤치에 빈보드카병이 놓여있다. 간밤의 흥겨웠던 캠프 파이어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고양이 세수 간단히 하고 가단한 빵과 차로 조식을 해결하였다. 사장과 사모님은 새벽에 이미 사마르칸트로 출발하였다고 했다.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을 태우러 하얀 버스가 캠프 안으로까지 들어왔다. 우리도 짐을 챙겨 캠프를 나서려는 참에 직원 다가오더니 우리더러 낙타를 타고 가라 한다. 캠프를 나서자 바로 오른편에 낙타 몇 마리와 서양인 여성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나도 기다리다 그들과 함께 낙타에 올라탔다. 낙타 위에서 보니 몽골의 고비와 풍경이 너무너무 흡사했다. 낙타 아래로는 크고 작은 맘모트들 동작 민첩하다. 역시 우리를 경계하며 잽싸게 토굴로 들어간다. 정주민의 이미지가 강한던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유르트에서 숙박을 하고 낙타를 탄다. 그리고 몽골 고비(사막)와 같이 사막에서 지내는 유목민이 있다. 이곳도 옛날에는 유목민들의 삶터였다. 지금은 현대화와 산업화로 대부분이 정주의 형태로 바뀌었다. 몽골 오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몽골에서는 아직도 게르가 대부분이고 이곳에서는 한국과 비슷한 가옥 형태의 집들이 더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동 중에 근교계 간 교배종으로 알려진 작은 체구의 동키(馬)도 간간이 보인다. 몽골 초원에서 이곳으로 오면서 말이 진화한 건지 퇴화한 건지 애매모호할 정도로 동키의 체격은 아담하다. 동키가 체격은 작아도 말의 유전자가 있어서 그런지 힘이 아주 세다고도 한다. 잡다한 생각과 함께 낙타를 15분여 탔다. 그리고는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비포장 사막 길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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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여를 이동하자 철문 굳게 닫힌 캠프가 나왔다. 크락션 울려 직원을 부르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와우~사막 한가운데에 호수가 있다. 신기할 정도로 수평선 뚜렷하게 그어진 호수다. 드넓은 백사장을 지나 호숫가에 다가갔다. 백사장엔 하얀색 염분 자국이 군데군데에 남아있다. 호수 한편에서는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은보라 빛 물결이 출렁거린다. 동물들의 샘터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거대한 호수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 편해지고 하루종일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편안한 호수다. 이곳에서 오전 일정 편히 쉬고 점심을 하고 사마르칸트로 향하자. 점심은 현지식과 당도 높은 멜론이나 포도등의 과일이면 될 듯하다. 이곳 캠프의 주인도 어제 묵은 캠프와 같은 동일인이다. 이호수의 물은 카자흐스탄의 어느 호수에서 발원하여 이곳까지 이른다고 한다. 원줄기의 호수 수량이 감소하고 이곳까지 그 영향이 이어져 이 호수도 매년 수량이 감소한다고 한다. 수량 감소와 함께 염분은 쌓이고 쌓인 염분은 바람 불면 주변 원주민에게까지 날아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사막의 별들이 이 호수에 모여 반짝이면서 놀다가 아침이면 하늘로 올라가고 밤이면 다시 돌아오곤 하는데, 그중 여자별 하나가 또 다른 별과 눈이 맞아 이 호수에서 그 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는 애매한 전설이 전해지는 호수 아이다르크 호수다. 호수를 보노라니 이슬람의 색채 강한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대자연 투어를 개발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유르트(게르) 투어!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몽골과 같이 유르트 체험이 가능하다. 몽골과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게르(유르트) 컨넥션이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볼륨감 또한 업되는 기분이다. 앞에서는 뻥 뚫린 호수가, 뒤에서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이때 캠프 책임자가 스위트한 멜론 한 접시 들고 왔다. 달콤한 멜론에 여행은 한층 더 감미로워지고 전날의 과음도 위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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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서 충분한 휴식 취하고 사마르칸트로 향하여 출발하였다. 사마르칸트까지는 200km로 약 3-4시간이 소요된다. 사실 이곳 누라타에는 또다른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기원전 4세기경에 만들어진 알렉산더 대왕의 군사 요새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있다. 기사가 황토 흙 언덕 향하여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알렉산더 뭐라뭐라 하는데 그냥 통과 하라고 하였다. 이곳은 알렉산더의 동방원정과 헬레니즘 문화에 대하여 더 공부한 다음에 들르면 된다. 차창밖 세상 구경하며 사색도 즐기고 하면서 즐겁게 가자! 졸고 깨고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사마르칸트 이정표가 보인다. 다 왔나 보다. 그런데, 다 도착 한 줄 알았는데 1시간여를 더 달리고 나서야 시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예정된 힐튼 호텔로 이동하고 체크인을 하였다. 부하라부터 이곳까지 함께했던 기사에게는 감사의 인사 표하고 그는 부하라로 돌려보냈다. 이번에는 사마르칸트 파트너의 배려로 영어 가이드와 차량을 제공받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호텔 몇 군데 인스펙션을 하였다.

사마르칸트는 관광지답게 도시가 매우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니다. 차량 이동 중에 유적지 간간이 눈에 들어오고 이내 둘러보고 싶은 호기심 발동도 하나 유적지 탐방은 내일로 미루기로 하였다. 그리고 밤이 되자 파트너 사장이 어디로 오라 하여 그곳으로 이동하였다. 한국으로 치면 호프집 같은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그의 거래처인 캐나다 여행사의 에이젠트도 함께했다. 로컬 꼬냑과 함께하는 사라르칸트의 밤은 황홀하다. 이슬람 국가에서 웬 꼬냑? 앞에서 언급 한대로 이곳은 풍부한 일조량으로 당도 높은 포도가 많이 생산된다. 따라서 이곳에서 나오는 포도주도 꼬냑도 유명하다. 세 명이서 유쾌한 대화 이어가는데 갑자기 아랍풍의 경쾌한 음악이 흘러 나왔다. 야한 옷 살작 걸친 젊은 무희들 등장하여 춤을 춘다. 코브라라도 나올듯한 중동풍의 이국적 댄스다. 집단 군무 끝나고는 손님들 앞에서 궁둥이 실룩실룩 흔들면서 또 춤을 춘다. 팁을 바라는 것이다. 보수적인 줄만 알았던 이슬람 국가에서 이런 파격적인 모습을 보다니 약간은 의외였다. 오늘밤은 마치 내가 아라비안 나이트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참고로 퇴폐가 아닌 건전 업소이니 오해하기 없기를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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