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시련도 흔들려
약하게 강하게 대책 없이 전후사정없이
잠잠한 휴지기를 맞기 전까지
무던히도 움직인다.
시련이 시련을 맞는
다른 괴로움 다른 강도의 아픔.
모든 감정은 흔들린다.
규칙 없이 약속 없이 제멋대로
감정 역시 연약하여 마구 흔들린다.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우울함도 설렘도.
감정들의 아우성에 존재는 잠시 울먹이고 만다.
감정조차 그 흔들림을 어쩌지 못해
때로 존재마저 휘두를 만큼 강하게
존재마저 느끼지 못할 만큼 미세하게
존재는 감정에게 잠식당한다.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건
생각 그리고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의 소용돌이에서마저 빠져나와야
흔들리던 감정이 평온해진다.
시련도 시련을 맞아
그 위태로운 흔들림이 누그러지길
감정들이 다독인다.
그림 Edward Hop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