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니모카 Nov 22. 2023

다시 찾은, 버릴 물건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물건이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다.

반가움보다 앞선 당혹감.

이 물건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타인의 행동에 대한 의심도 억지였고

 기억에 대한 자부심도 억지였다.

불청객 같은 물건을 빤히 보다가 묻는다.

그날의 나는 왜 이걸 여기에 뒀을까.

왜 기억하지 못했을까.

왜 지금 나왔을까.


지워진 그날의 내가 어이없어

이제 쓸모없어진 물건을 가만히 본다.

이걸 어찌한다.


잊어버린 물건을 찾지 못해도

행방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알고 나니 시시해진다.

행동과 기억과 물건 사이에 사라진 내가 있다.











그림  Mika Hoshi


매거진의 이전글 숨기면 모르는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