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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

by 허니모카



선인장 가시를 뽑고 뽑고

자꾸 돋아나는 걸 꾸욱 누른다.

그래도 쿡 튀어나오는 것을

손 끝에 대고 누르자 시퍼런 피가 나온다.

무덤덤히 슥 닦고 가시 끝을 톡 가위질한다.

가위에 묻은 퍼런 피도 닦아낸다.

날이 서있어 자꾸만 돋아나는 가시를 온 힘으로 꾹 누른다.

그 자리에 꽃이 피길 가시 끝을 어루만지며 빌어본다.

꽃은 봄에만 피지 않는다.










그림 David Hock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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