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번화가에 서서
괜히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다가
다리가 아파 쭈그려 앉았다가
일어나서 달리 갈 곳이 없어 걷다가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다가
돌아서려고 하니
천천히 다가오는 그 사람이 보인다.
내 기다림이 끝나가고 있는데
네 기다림이 불현듯 시작됐다.
서로가 예상하지 못했던 교차점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마음을 다할수록 멀어지는 애석한 관계는 어떤 말로도 돌이킬 수 없고 어떤 행동으로도 잡을 수 없다.
왜 그 순간에 오지 않았는지
마음의 속도를 탓할 뿐.
의지와 상반된 마음의 변화를 외면하고 싶을 뿐.
그림 Nigel Van Wie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