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어두었더니
너무 많은 달콤 시큼한 향과 벌레들이 동시에 들어온다.
넉넉해진 것 같다가도 조급해지고
아쉽다가 서운하다가 고맙다가
열 가지라면 열 가지의 감정이
백 가지라면 백 가지의 감정이
들어왔다 나간다.
마음을 닫는 것도 바보짓이고
마음을 활짝 여는 것도 맹한 짓이다.
커피에 섞이는 물만큼 때때로 조절이 필요하다.
적당히 산미가 있는 대화.
적당히 단맛이 있는 표정.
적당히 쓴 팩트.
그 어떤 혼합에도 원두 향이 살아있는 품위.
그림 Kenny Har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