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까.
어쩌면 그런 것 같아요. 어쩌면 그렇지 않은 것도 같아요.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만듭니까.
상황이. 마음이 아닌 상황이. 타인이 불러일으킨 일들이요.
결국 그건 마음 때문이 아닙니까.
그저 마음을 바꾸란 건가요. 간단하네요.
의외로 그럴지도 모르지요.
상황이 마음을 바꾸고 마음이 상황을 바꿀 수도 있는 이상한 뫼비우스 띠 속에 있는 거군요, 내가.
우린 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그 길을 걷고 또 걷습니다.
상황 안에 있다가 그것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마음 밖으로 가면 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이번엔 마음 안에 있다가 도저히 화를 혹은 울을 주체할 수 없으면 상황 밖으로 가버리면 되나요.
그렇겠지요.
만약 뫼비우스 띠가 싹둑 잘리면 그럼 어떻게 될까요. 다른 면으로 가는 게 쉽지 않은데.
걱정 마세요. 우린 다 그 안에 있습니다. 그 틀을 벗어날 수는 없지요.
자유자재로 뒤집을 수는 없을까요.
상황 밖으로 가는 한 걸음이 결국 마음 밖으로 가는 천 걸음이라는 걸 알아야겠지요.
지금은 상황 안에 있을까요, 마음 안에 있을까요. 서서히 상황의 날 끝에 서있어요. 결정해야 합니다. 상황을 벗어날지 상황 안에 한없이 머무를지를.
그림 Maurits Cornelis E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