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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Sep 08. 2023

운동 - 기억해야 할 단 하나의 원칙

루틴으로 갓생 살기 - 운동 (2)

푸시업만 해도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넘쳐흐른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중 어느 쪽을 우선시해야 하는지도 헷갈린다. 유산소 운동은 봉인한 채 근력 운동만 하는 근육맨 워너비도 있고, 근육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유산소 운동만 하는 다이어트 전사도 있다. 어떤 주장이든, 근거는 있다. 세상에 좋기만 하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음식이든 운동이든 그 무엇이든 존재하지 않는다.


운동을 어떻게 하느냐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한다는 사실, 그 자체다. 어떤 운동이든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숨쉬기 운동이라도 말이다.) 예전에는 운동이 효과를 내기 위한 최소 운동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부 반박되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낫다. 30분 동안 걸을 수 없다면 아예 걷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운동을 미루고 피하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 낸 핑계에 불과하다. 30분은커녕 단 1분만 걸어도 운동이며, 1분 걷기는 고사하고 의자에서 일어나기만 해도 주야장천 의자에 앉은 채로 생활하는 것보다는 건강에 훨씬 유익하다. 아니, 그냥 의자에 앉아 있더라도 허리를 꼿꼿이 펴는 게 의자 등받이에 기대는 것보다 낫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이유는, 시작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획하는 것은 시작이 아니다. 일주일 운동 계획을 아무리 멋지게 만들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냥 공상일 뿐이다. 시작이란, 운동 앱을 켜고 첫 번째 한 걸음을 떼는 것이며, 초시계를 켜고 스쿼트를 한 개 하는 것이다. 


처음 하나를 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마음먹은 단계에서 몸을 움직이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그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언덕을 올라야 한다. 화학 시간에 배웠던 촉매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망태기 하나 들고 산 앞에 선 우공의 마음이 어땠을지 쉽게 짐작이 된다. 


출처 - 대전일보


그 언덕을 매일 뛰어넘어야 한다. 필요한 것은 습관이다. 운동이 정말 습관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굴러가는 좋은 습관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나쁜 습관은 아무 생각 없이도 잘만 굴러간다.) 좋은 습관이란, 사실상 우리가 의식적으로 챙겨서 하는 일을 멋지게 부르는 이름일 뿐이다. 더 정확하고 정직한 작명은, "루틴"이다.


루틴은 두 가지 인센티브로 굴러간다. 긍정적 인센티브와 부정적 인센티브. 운동 후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약속은 긍정적 인센티브이고, 운동을 빼먹은 날 잠자리에 누운 나를 괴롭히는 죄책감은 부정적 인센티브다.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조합하면 대충 습관이라 불러도 좋을 루틴이 굴러간다.


정리해 보자. 계획을 아무리 멋지게 세웠다 해도, 시작하지 않으면 시작한 것이 아니다.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할지 연구하고 계획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일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 운동은 걷는 것으로 시작하자. 지금 당장 의자에서 일어나 걸으면 된다. 30분 이상 숨이 조금 가쁜 페이스로 걸으면 좋겠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기 시작해도 좋다. 생각없이 걷다 보면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휴대폰에 메모하려고 잠깐 멈추는 것도 나쁘지 않다.


걷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단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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