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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Sep 18. 2023

운동을 딱 하나만 해야 한다면

루틴으로 갓생 살기 - 운동 (6) 근력 운동 - 스쿼트

스쿼트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잘 알려져 있듯, 스쿼트는 하체 운동의 왕이다. 엉덩이 근육부터 하체의 거의 모든 근육을 단련해 준다. 종아리 근육 단련에는 많이 부족하므로, 스쿼트만으로 하체 운동을 갈음하려면 캐프레이즈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캐프레이즈로 종아리 근육이 튼튼해지면 스쿼트 자세도 더욱 안정적이 된다.


스쿼트는 무릎 부상과 허리 부상의 위험이 대단히 높다. 나의 경우, 운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심각하게 다친 것이 스쿼트 때문이었다. 덕분에 몇 달 동안 운동을 쉬었으니, 운동하다 다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손해인지 따로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안전,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다.


(c) unsplash - Alora Grifiths


모든 무릎을 어디까지 구부리느냐에 따라 크게 풀 스쿼트와 하프 스쿼트로 나뉘지만, 명칭이 시사하는 것처럼 하프 스쿼트가 풀 스쿼트에 비해 운동을 덜 하는 것이 아니다. 풀 스쿼트는 엉덩이, 하프 스쿼트는 허벅지에 더 강한 자극을 준다. 정선근 교수도 풀 스쿼트하다가 무릎을 다치느니 안전하게 하프 스쿼트 수준으로만 무릎을 굽히는 편이 낫다고 한다.


정석적인 하프 스쿼트는 어깨 너비로 다리를 벌리고 서서 발을 15~20도 정도 바깥으로 돌리고 허벅지가 바닥과 수평이 되는 정도, 즉 무릎이 90도가 될 때까지만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몸의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약간의 변형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여성들은 이렇게 할 경우 무릎이 안쪽으로 도는 현상(내전)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리를 어깨 너비보다 더 넓게 벌리는 것이 좋다. 허리 디스크 환자라면 무릎이 90도가 될 때까지 내려오는 대신, 반 정도만 내려오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엉덩이 윙크 현상이 발생하면 허리에 아주 심각하게 좋지 않으므로, 엉덩이 윙크를 하면서 스쿼트를 하느니 그냥 스쿼트를 안 하는 것이 낫다.


스쿼트를 처음 배울 때, 백이면 백 무릎이 발끝보다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라고 귀에 딱지가 앉게 듣게 된다. 요즘에는 이것이 정말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인가에 관해 논란이 있다. 스쿼트에 동반되는 무릎 부상은 무릎이 발끝보다 바깥으로 나가서 생기는 경우보다, 무릎이 내회전하여 생기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내려갈 때 무릎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도록 의식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자세, 즉 중립적 자세는 무릎이 양쪽 발의 검지 발가락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다.


가장 안전한 스쿼트는 면벽 스쿼트다. 인류 전체에서 단 네 사람만이 선발된 <삼체>의 면벽자가 되어 보자.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벽을 향해 선다. 이때 발끝을 벽에 밀착시키면 무릎이 발끝 앞으로 나갈 방법이 없다. 이 자세로 스쿼트를 하면 된다. 무릎 안전은 확보되었으니 허리에 집중하자. 두 손은 조신하게 가슴 앞에 모아도 좋고, 몸을 더 괴롭히고 싶다면 만세 자세로 하면 된다.


스님, 면벽 9년 째십니다...


의자나 책상을 붙잡고 하는 초보자용 스쿼트도 있다. 체중을 받아줄 수 없는 무게의 의자라면 의자에 기대다가 함께 나동그라질 수 있으니, 매달려도 될 정도로 무겁거나 확실하게 고정된 무언가(예컨대 창틀)를 붙잡고 하는 것이 좋다. 지지해 주는 물건으로 힘이 분산되어 무릎 부담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무릎이 앞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주지는 않는다. 허리와 무릎 위치에 신경을 쓰면서 다리는 90도 정도까지만 구부리자.


휴대폰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스쿼트든 푸시업이든 버피든, 휴대폰 영상을 통해 자세가 제대로 유지되는지 확인해 본다.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열심히 운동해봤자 부상 위험만 높아진다.


근력은 별문제 없는데 스쿼트 자세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고블릿 스쿼트를 추천한다. 가벼운 케틀벨을 들고 스쿼트를 하면 균형이 저절로 잡혀 바른 자세를 잡기가 대단히 쉬워진다. 너무 무거운 케틀벨을 사용하면 스쿼트로 하체가 털리기 전에 케틀벨 무게로 팔 근력이 먼저 털려버릴 수 있다. 아령을 들고 해도 좋지만, 손잡이가 없는 아령을 제대로 쥐는 데 신경이 쓰이므로, 본업인 스쿼트에 집중하려면 케틀벨이 낫다. 케틀벨은 인터넷 쇼핑으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다이소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으로 장만하면 택배기사가 내 케틀벨로 운동을 하게 되지만, 다이소에 가서 사 들고 걸어오면 그동안 내가 운동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스쿼트 역시 다른 모든 운동과 마찬가지로 느리게 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우사미 게이지의 책, <혈당이 내려가는 7초 스쿼트>는 5초에 걸쳐 내려가고 2초를 유지하다가 올라오는 7초 스쿼트를 권한다. 실제로 해보면 전체 동작이 2~4초에 마무리되는 보통의 스쿼트보다 훨씬 힘들다. 나는 7초에 걸쳐 내려가서 3초를 버티고 올라오는 버전으로 하고 있는데, 스쿼트 1회에 15초가 걸리는 셈이다. 10분에 겨우 40개를 하는 셈이지만, 그전에 하던 100개 스쿼트보다 훨씬 힘들다.


꼭 말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스미스 머신을 이용한 스쿼트다. 스미스 머신에 몸이 속박된 상태로는 제대로 된 자세가 나올 수가 없다. 스쿼트 할 때 사람의 몸은 절대 수직 방향을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개량형 머신이 나온다면 모를까, 현재의 스미스머신은 스쿼트 용도로 절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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