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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관리와 트래킹

루틴으로 갓생 살기 - 루틴 (4) 도구들, 두 번째

by 히말

해비티카


해비티카는 루틴(습관), 할 일, 그리고 일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앱이다. 이 앱의 마케팅 포인트는 게임화(gamification)다. 항목을 해치울 때마다 경험치, 골드 등이 쌓이고, 그걸 이용해 캐릭터를 레벨업하고 장비를 맞추고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할 일을 미루고 안 하다 보면 캐릭터의 생명력이 소모되어 죽을 수도 있다. 게임화한 부분이 나름 재미있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앱의 가장 큰 장점은 간결함이다.


간략한 메모로 항목을 만들 수 있고, 항목을 해치웠을 때는 터치 한 번으로 체크 박스에 v 표를 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매일 해야 하는 일의 목록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일정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월/수/금요일에만 해야 하는 일이나 매월 20일에 챙겨야 하는 일,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루틴을 만들 수 있다.


할 일 목록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할 일 목록이라는 것은 일정이나 기한이 없는 일들을 모아 놓는 것이 일차적인 존재 의의지만, 그렇게 방치만 하다가는 영원히 길어지기만 하는 목록을 보고 좌절감을 쌓기에 딱 좋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한이나 알람을 정할 수 있다. 할 일 목록 역시 세부 항목을 만들어 관리할 수 있어, 간략하게 프로젝트 관리도 가능하다.


요약하면, 이 앱은 간단한 인터페이스로 매우 쓰기 편하면서도 필요한 부가 기능은 웬만큼 이상 다 갖추고 있다. 간단한 기능만 쓰면서 메모장에 준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훨씬 더 복잡하게 운영할 수도 있다.


나는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소셜 기능도 있다. 예컨대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길드에 가입할 수도 있고, 매일 저녁 운동하기 캠페인에 참가해서 경험치와 골드를 얻을 수도 있다. 이 앱의 유료 콘텐츠는 대부분 소셜 기능에 필요한 아이템이나 아바타를 꾸미는 장비 같은 것들이다. 유료 콘텐츠를 전혀 이용하지 않아도 앱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나는 이 앱에게 단점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니 단점을 한 가지 알게 되었다. 항목이 늘어날수록 앱의 반응 속도가 느려지며 가끔 멈추기도 한다는 점이다. (앱의 단순성을 감안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해결 방안은, 항목의 수를 제한하는 수밖에 없다. 할 일 목록에는 이미 해치운 항목도 기록으로 남게 되는데, 이걸 주기적으로 지워주면 된다. 운영진이 이 문제점을 개선하는 업데이트를 해준다면 고마울 것이다.

또 하나의 단점은 온라인 상태여야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또한 이 앱의 구조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제한이다. 온라인 상태인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되물을 것이다. 그런데 이 앱은 시시때때로 "서버에 접속할 수 없다"고 투덜댄다. 서버에 접속해서 뭘 하는지 몰라도, 그냥 아무 때나 서버에 접속할 수 없어 해치운 일 체크가 안 된다.


한 번은 이틀 가까이 서버 접속이 안 된 적이 있다. 그동안 할 일 체크를 전혀 못 한 것이다. 그래서 대체 앱을 찾아 헤맸지만, 마음에 드는 것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난 아직도 해비티카 농노다.


스크린샷 2023-12-03 114928.png (c) Habitica


삼성 헬스


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다. 삼성 휴대폰에는 삼성 헬스라는 앱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처음에는 그냥 가끔 심박수나 재는 용도로 쓰다가, 이런저런 기능을 하나씩 써보다 보니 어느새 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는 헤비 유저가 되어버렸다.


탭은 <홈>, <투게더>, <피트니스>, <마이 페이지>로 구성되는데, 거의 <홈> 탭만 사용한다. <투게더> 탭은 다른 사용자들과 기록을 비교할 수 있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는 기능이었으나, 몇 년 전 업데이트 후 개인 정보 사용 동의를 해야 해서 굳이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피트니스> 탭에서는 다양한 동영상을 보면서 운동 방법을 배우거나 따라 할 수 있다. 일부 유료 앱의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 자주 바뀌므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면, 유명한 명상 앱 <캄(Calm)>의 일부 유료 기능이 예전에 제공되었으나, 현재는 종료되었다. 삼성 헬스를 통해 <캄> 명상 도우미를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다면 지금쯤 황당할 것이다.


<홈> 탭이 이 앱의 핵심이다. 운동 기록, 음식 기록, 수면 기록, 그리고 체중을 비롯한 각종 지표를 기록하여 남겨둘 수 있다. 간단한 통계도 지원된다. 더 복잡한 분석을 해보고 싶다면,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설정 메뉴로 들어가서 <개인 데이터 다운로드>를 선택하면 된다.


무엇보다 핵심적인 기능은, 심박수, 스트레스 수준, 그리고 혈중 산소 포화도 측정이다. 정신 멀쩡하게 앉아 있는데 산소 포화도 93%가 나오는 걸 보면, 산소 포화도 쪽은 신빙성이 좀 떨어진다. 스트레스 수준 측정 역시 재미로 한다고 생각하자.


심박수 측정 정확도는 준수하다. 병원 휴게실 심박계를 사용하여 동시에 심박을 측정해 보았는데, 양쪽 수치의 오차가 거의 없었다.


수면 시간도 대략적인 측정은 자동으로 된다. 아마도 휴대 전화가 방치된 시간을 수면 시간으로 추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상당한 오차가 있으므로, 별도의 수면 추적 앱을 사용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일 활동 수준을 알아서 트래킹해 주는 기능도 매우 만족한다. 운동 추적 기능을 사용해서 운동 시간을 직접 기록한 경우는 물론 포함되고, 설정에서 <운동 자동 인식>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라면 출퇴근 걷기 등의 움직임도 자동으로 포착해서 기록해 준다. 물론 배터리가 조금 더 들 것이고, 자동 인식 정확도에 너무 큰 기대는 가지지 않는 편이 좋다.


<홈> 탭은 편집 가능하다. 화면에 표시되는 항목의 수를 조절할 수 있고, 입맛에 맞게 순서를 바꿀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위쪽으로 배치해 보자.


삼성 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앱이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이므로 종종 업데이트된다. 여기에서 설명한 디테일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zac-ong-RYvOI54rmPw-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Zac 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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