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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소설

[단편] 아이를 찾습니까 (2)

by 히말

'시설'에 들어가기 전까지 며칠 동안 사회복지사는 매일 우리 집에 출근을 하면서 나를 도와줄 거라고 했다. 첫날은 두 명이 왔지만, 두 번째 날부터는 말실수를 했던 젊은 쪽 사회복지사만 왔다. 이틀 연속으로 학교를 쉬었다. 엄마가 알았다면 소란을 피웠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이틀 연속으로 공부를 빼 먹었으니 말이다.


둘째 날, 이것저것 서류를 살펴보고 나에게 질문을 던지던 중에 사회복지사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을 때는 내 앞에서 받더니, 갑자기 입 주변을 손으로 가리고 통화를 하면서 복도로 나갔다. 문이 닫히자, 쏟아지던 눈부신 햇빛이 잦아들면서 집안 공기가 갑자기 차분해진 느낌이었다.


시설에 가지고 들어갈 짐을 가방 한 개 분량으로 정리하라고 했다. 작년 여름 제주도에 놀러 갈 때 새로 샀던 기내 가방이, 내 전 재산을 보관할 아지트가 되었다. 요즘에는 플레이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유희왕 카드는 버리려고 하니 너무 아까웠다. 정말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것이니까. 유희왕 카드는 십 미터가 넘는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알아볼 수 있다.


한 번은 집에서 창밖을 쳐다보다가 아파트 단지 바닥에 유희왕 카드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귀찮아서 그냥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어떤 카드인지 너무 궁금해서 결국 13층을 내려와서 뒤집어 보았다. 별거 아닌 카드였지만, 내려와서 직접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무슨 카드였을까 궁금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터닝메 카드도 다시 유행하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챙겨 넣었다. 마찬가지로 들어간 돈을 생각하면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다. 우주 해적 레고 세트도 당연히 챙겨 넣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제일 부러워하던 것 중 하나였다.


아, 그런데 컴퓨터는 어떻게 하지? PC방에서 하는 MMORPG를 돌리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 정도로 버벅거리기는 해도, 웹툰이나 유튜브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사양이었다. 아이패드를 가져가기는 하겠지만, 컴퓨터를 대체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컴퓨터가 없어서 안 되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컴퓨터는 절대로 가방에 들어갈 크기가 아니었다. 정말 가방 하나만 가지고 갈 수 있는 건가? 그렇게 간만에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데 사회복지사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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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기야, 보여줄 게 있어. 이리 와봐."


"컴퓨터 가져가도 돼요?" 컴퓨터 때문에 짜증이 잔뜩 난 목소리로 나는 물었다.


"컴퓨터, 아마 안 될 것 같은데. 그런데 그것보다 이것 좀 봐봐." 사회복지사가 오라는 손짓을 연거푸 했다.


"뭔데요?"


나는 컴퓨터 앞에서 일어나 내 방문을 발로 차고 거실로 나갔다. 사회복지사가 내게 자기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화면에 손을 대서 사진을 확대했다.


아주 화질이 안 좋은 사람 사진이었다. 나비넥타이에 정장을 입은 두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의 사진이었다. 스튜디오에서 찍은 게 분명해 보이는 설정 샷이었다. 엄마가 좋아해서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엄마는 지갑에 넣고 다녔지만, 나는 집에다 내버려 두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이게 왜요?" 나는 이런 사진을 내가 왜 봐야 하는지 모르겠기에 물었다.


"몰라보겠어?"


"뭘요?"


"이게 너래."


"네?"


나는 다시 사진을 쳐다보았다. 스튜디오 사진 말고도 나는 내 사진을 많이 보면서 자라왔다. 엄마 휴대폰은 물론, 컴퓨터, 그리고 사진첩에 내 사진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벽에 걸린 사진도 많았지만,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떼자고 졸라서 대부분 떼어 버렸다.


3교대의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엄마는 내 사진을 많이 찍었다. 한복을 입고 찍은 돌사진도 신물이 나게 보았다. 엄마가 특히 좋아하는 사진이었고, 끝까지 거실 벽면에 남아있던 사진이었다. 집에 들른 어른들은 그 사진을 보면서 다들 한마디씩 했다. 아주 우량아였구나, 그때에 비하면 살이 좀 빠진 것 같은데 많이 먹고 키 커야겠다 등등 덕담인지 잘 모르겠는 덕담을 하고는 했다.


그렇게 나 자신의 사진을 오랫동안 보아온 내게, 사회복지사가 내민 휴대폰 속의 사진은 영 낯설어 보였다. 사회복지사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이동시켰다. 사진 오른쪽으로 큼직한 글자들이 나타났다.


'아이를 찾습니다. 이름 이아람. 나이 만 13세 (2022년 기준).'


***


"저 아니잖아요. 저 만 11센데요. 초등학교 5학년. 이름도 이아람 아니고요."


"이름은... 너희 엄마가 바꿨겠지. 아니, 원래 이름을 알지도 못했을 테니까 그냥 새로 지은 거 아니겠니." 그렇게, 사회복지사라는 사람이 무던한 말을 했다. 여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딘가 딴 세상에 있는 제3자에 대해 말하는 투였다.


아이를 찾습니다. 이름. 이아람. 남. 실종 당시 만 2세. 현재 만 13세. 발생 일자. 2011년 5월 1일. 발생 지역. 서울시 금천구 **동. 신체 특징. 눈이 크고 머리에 쌍가마. 착의 사항. 노란색 상의, 파란색 바지. 신발을 신지 않았음. 발생 경위. 마트에서 카트와 함께 실종.


마음이 어쨌든, 내 눈은 휴대폰 화면 속의 전단지에 인쇄된 글자들을 하나씩 전부 읽고 있었다.


"저, 나충기라고요. 이아람이 누구래?" 나는 최대한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별일 아니니까. 나랑 무슨 상관인가.


"가방 싸는 거 조금 있다가 해도 되겠다. 시설로 가는 게 아니라면..."


"뭐라는 거야."


갑자기 할 일이 바뀌어 허탈해졌는지, 사회복지사는 일을 놓았다. 가방 하나로 줄이지 않아도 될지 모르니까, 짐은 나중에 싸라는 말을 하고, 담배 피우겠다고 그는 밖으로 나갔다.


나는 침대에 누워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렸다. MMORPG 확장팩의 주요 내용을 분석한 사이트에 들어갔다.


새 확장팩이 나오면 우선 전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테니 전사부터 템을 맞출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지난번 확장팩처럼 전사들이 파업을 할 수도 있었다. 탱커 역할이 너무 복잡해져서 힘들다는 것이 이유였다. 나도 그래서 전사 캐릭을 한참 동안 손 놓았다. 그래서 세기말이 되어서야 템을 맞추겠다고 나선 게 아닌가. 이전 확장팩 시절만 해도 남들 부럽지 않게 꾸려 입고 다니던 전사 캐릭이 이번 확장팩 시절 내내 누더기만 입고 다녔다. 그러니까, 그렇게 누더기를 입었다고 해서 전사가 아닌 것도 아니고...


나는 나충기란 말이다. 이아람이라니 누구란 말인가. 이름 정말 구리네.


새 확장팩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머리가 아파서 웹툰을 보려는데, 지난번에 어디까지 봤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게다가 나오는 인물이 너무 많아져서 누가 누군지 헷갈렸다. 요즘 인기 있는 웹툰은 뭔지 게시판 글을 읽는 중에 초인종이 울렸다. 어차피 문은 열려 있었지만, 예의를 차리려는 것이 분명했다.


"계세요?" 여자 목소리였다.


"누구세요?" 나는 침대에 누운 채로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수성 경찰서에 나왔어요. 나충기 어린이 집에 있죠?"


이름을 제대로 부른다. 나는 아이패드를 침대에 던져 놓고 벌떡 일어나서 거실로 나갔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얼마 전의 그 여자 경찰관이었다. 자살 사건 맡는 사람이 어린이 실종 사건도 맡는 건가 하고 잠시 나는 의아해했지만, 어린이가 놀랄까 봐 같은 경찰을 보낸 걸 수도 있다. 익숙한 얼굴이 설명하는 게 낫다는 거겠지. 제복을 단정히 차려입은 여자 경찰관은 '실례하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 들어와 소파에 앉아도 되냐고 물었다.


"그럼요."


"아까 사회복지사 아저씨가 사진 보여줬었지?" 여자 경찰관은 소파에 앉으면서 모자를 벗었다. 뛰어오기라도 했는지, 이마에 땀방울이 보였다.


"그 아저씨, 이상해요." 아직 초등학생이니까 이렇게 말해도 상관없겠지.


"갑자기 그렇게 돼서 미안해." 여자 경찰관은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다른 사람이 해야 할 것 같은 사과의 말을 했다.


"저는 나충기고요, 만 열한 살이고, 범어 초등학교 5학년 3반이라고요."


여자 경찰관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이런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았으리라.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나한테는 내 문제가 있었고, 이 여자 경찰관이나 담배를 피우러 나간 사회복지사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뭔지는 몰라도 그것보다 큰 문제가 틀림없었다. 아니, 문제가 아니라 '사태'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였고, 해결하지 못하면...


"충기야." 여자 경찰관은 잠시간의 침묵을 깨고 내게 말을 걸었다. "진짜 부모님이 계신다는 거니까, 잘 된 걸지도 몰라. 시설에 들어가는 것보다 낫지 않겠니?"


겨우 며칠 전에 엄마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아이다. 이제는 진짜 부모도 따로 있고 이름도 내 이름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 것이 과연, '시설'에 보내지는 것보다 나은 걸까. '시설'이라는 것이 그렇게 끔찍한 곳인가? <올리버 트위스트>에 나오는 그런 덴가?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사회복지사 아저씨는 시설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얘기해 주지 않았던가?


"충격이 크겠지만, 일단 부모님을 만나 뵈어야지."


"아니, 그런데, 내가 그 이아람인가 하는 애라는 건 어떻게 알아요? 증거 있어요?" 나는 따져 물었다. 경찰관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번에 경찰서에 왔을 때 면봉으로 입안 긁었던 거, 생각나니?"


"네. 생각나요. 자살 사건 나면 하는 거라면서요?"


"거짓말해서 미안해. 사실은 엄마 유서 때문이었어."


"유서요? 무슨 유서요? 엄마 유서를 왜 경찰서에서 갖고 있어요?"


"경찰서로 편지가 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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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경찰관은 설명했다. 엄마는 낙동강으로 가기 전에 수성 경찰서에 편지를 보냈다. 엄마가 강으로 뛰어들고 난 다음 날에, 등기우편이 도착했다. 워낙 구구절절한 내용이 담겨 있어서 장난 편지라고 보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었지만, 사연이 담긴 모든 편지에 사건을 배당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마침 일이 별로 없는' 김은하 경찰관이 편지를 검토하고, 혹시 익사 사체가 발견되지 않는지 체크해 보라는 명령을 받았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이틀을 기다렸는데, 낙동강변에서 사체가 발견되었고, 사체의 신원이 편지를 보낸 사람과 동일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체가 발견된 새벽 시간부터 뛰어다니면서 일을 처리한 김은하 경찰관이 나를 찾아 학교에 온 것은 아침 열 시도 되기 전이었다. 수성 경찰서 일 처리는 정말 빠르다고 해야 하나.


하늘이 파랗고 구름 한 점 없던 그 날, 경찰서의 작은 방에서 나는 한 시간가량 머물렀다. 흰 우유를 가져다주었지만 나는 손대지 않았다. 커피 우유라면 모를까. 몇 가지 서류를 읽고, 빈칸에 이름을 적었다. 엄마와 나에게 친척이 없다 보니, 미성년자인 아들이 서류에 서명을 해야 했다.


그렇게 그 방에 이 사람 저 사람이 들락거리던 중에, 하얀 가운을 걸친 여자가 들어와서 내 입안에 면봉을 대고 긁었다. 유전자 검사를 하는 건데, 자살 사건에는 의례적으로 하는 거라고 했다. 의례적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려고 했다가 그만두었다. 뭐, '그냥' 한다는 말이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례적이라는 말은 거짓말이었고, 김은하 경찰관이 맡은 사건은 커지는 중이었다.


엄마가 경찰서에 등기 우편으로 보낸 유서에는 11년 전,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고백이 담겨 있었다. 젊은 나이에 불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남편과 이혼하면서 외로움에 지쳐가던 엄마는 유괴해서라도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탔다고 한다.


막상 서울에 도착해 보니, 어디서 누구를 유괴해야 할지 막막했다. 아무리 결심한 범죄라고 해도, 쉽게 행동으로 옮겨질 리 없었다.


쉽게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미리 했다. 그래서 오프에 연가를 붙여 일주일이나 쉬었다. 여름휴가를 가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받아낸 긴 연가였다. 서울역, 남산, 올림픽 공원, 어린이 대공원을 며칠 동안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아이들의 눈만 쳐다보았다. 그렇게 쉬는 마지막 날이 되자, 자신에게는 범죄를 저지를 배짱이 없다는 사실을 엄마는 깨달았다.


엄마는 대형 마트에 가서 필요하지도 않은 아이들 용품을 카트에 담으면서 우울함을 풀어보려 했다. 한 살이나 두 살 정도 된, 엄마 아빠를 부르는 정도의 한두 마디만 할 줄 아는 귀여운 남자아이. 그렇게 자신의 아이를 마음속에 설정하고 쇼핑을 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연가 마지막 날을 생기 없이 보내던 그녀에게, 쇼핑 카트에 앉혀진 채 방치된 아이가 보였다. 엄마도 아빠도 주위에 없었다. 유아용품 코너 한쪽, 물건이 반쯤 담긴 쇼핑 카트 위에 어린아이가 앉아 큰 눈을 멀뚱하게 뜨고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대구로 돌아온 그녀는 늦은 출생신고를 했다. 간호사 일이 너무 바빠서 그랬다면서, 벌금을 납부하고 아이의 주민번호를 발급받았다. 생일은 5월 5일, 이름은 충기, 친부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애인. 마치 컴퓨터 게임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스탯을 내게 붙였다.


성씨도 자신의 성씨를 붙이고 싶었지만,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혼한 전 남편의 성씨를 붙였다. 어차피 연락도 하지 않고 산 지 오래된 사람이라 그녀가 누구에게 자기 성씨를 붙이는지 알 턱도 없고 신경 쓸 리도 없었다.


남의 아이를 유괴해서 자신의 아이로 삼고 그녀는 행복했을까? 얼마 동안은 정말 행복했다고, 엄마는 수성 경찰서에 보낸 장문의 유서에서 밝혔다. 하지만 조금씩 그녀의 마음속 한구석에서 불안과 죄의식이 싹텄다.


마트에 갈 때 특히 그랬다. 나를 카트에 태우고 유아용품 코너를 둘러볼 때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가끔은 숨쉬기도 버거워졌다고 했다. 유아 용품만은 인터넷 쇼핑으로 사는 버릇도 그래서 생겼다. 어렸을 적 나는 종종 크기가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건 아마도 인터넷 쇼핑 때문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엄마와 함께 신발 가게에 가서 직접 신발을 고르게 되면서부터 그런 일은 없어졌다.


엄마는 나 모르게 서울에 여러 번 갔다고 했다. 지방에서 학교를 나와 지역 병원에서 근무하는 엄마가 친척도 없는 서울에 갈 일은 없었다. 엄마는 단지 죄책감에 먼 길을 자주 간 것이었다. 그 휴가 동안,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묵었던 호텔이 금천구에 있었기 때문에 금천구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나를 데려온 것이었다.


서울에 갈 때마다 엄마는 그 대형 마트 앞을 서성거리고는 했다. 한 번도 안으로 들어간 적은 없다고 했다. 마트 주변 전봇대에 붙어 있는 실종 아동 전단지를 여러 차례 보았다고 했다. 한두 번은 이아람이란 실종 아동을 찾는 전단지를 직접 받아 보기도 했다.


그 전단지를 건네준 것이 나의 친부모였는지, 그들을 돕는 자원봉사자였는지는 그녀도 알 길이 없었다. 실종 아동 부모들은 서로에게 자원봉사자가 되어주기 때문에 다들 같은 눈으로, 똑같이 지친 기색으로 전단지를 돌린다.


실종 아동은 대구에서 살고 있는데, 친부모는 서울, 그것도 금천구를 중심으로 전단지를 뿌려 댔다. 십 년이 넘게. 그리고 사건은 범죄자 자신에 의해 해결되었다. 나름 결자해지라고 해도 좋을까. 하지만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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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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