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스벅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생각을 정리한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도 좋아하는 자리가 비어 있는 행운.
자리가 참 많은 2층이지만, 금방 자리가 채워진다.
콘센트가 있는 자리들부터.
문득 눈을 들어 보니, 대각선 앞쪽 원형 테이블에 노인 한 분이 앉아 있다.
쟁반 위에 놓인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마스크를 쓴 채 바른 자세로 정면을 바라본다.
희끗한 머리 때문인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이다.
땡볕이 지표면을 삶던 지난 여름, 소금 커피로 유명한 카페를 찾아간 일이 있다.
나 외에 손님은 딱 한 명.
노신사 한 분이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고 있었다.
나도 노인이 될 것이다.
저것이 미래의 내 모습은 아닐까.
어느새 그분은 커피를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커피 한 잔을 비우는 30분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