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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Dec 18. 2022

일요일 아침, 단상

일요일 아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스벅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생각을 정리한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도 좋아하는 자리가 비어 있는 행운.

자리가 참 많은 2층이지만, 금방 자리가 채워진다.

콘센트가 있는 자리들부터.


문득 눈을 들어 보니, 대각선 앞쪽 원형 테이블에 노인 한 분이 앉아 있다.

쟁반 위에 놓인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마스크를 쓴 채 바른 자세로 정면을 바라본다.

희끗한 머리 때문인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이다.


땡볕이 지표면을 삶던 지난 여름, 소금 커피로 유명한 카페를 찾아간 일이 있다.

나 외에 손님은 딱 한 명.

노신사 한 분이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고 있었다.


나도 노인이 될 것이다.

저것이 미래의 내 모습은 아닐까.


어느새 그분은 커피를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커피 한 잔을 비우는 30분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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