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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 에이드 Jun 09. 2021

Wound(*강아지)

둥글게 그려봅니다 14

*김완선(원곡 : Tama) 노래 제목『강아지』에서 따옴

우리 그렇게 끝나고 마지막 배웅을 해 주니

거짓말 같이 폭우가 쏟아졌다.


3년의 짝사랑, 2년의 연애같지 않은 연애.

왠지 나만 한참 참았던 시간은 그렇게 끝이 났다.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버스 창밖 풍경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


원래 연애에 관심이 없다던 애였기에

무관심해도, 자기일에 우선해도

내가 감내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기에, 상처입어도 꾹 참았다.


그리고 그날 알게 되었다.

이미 너덜너덜해져 넝마가 되어버린 내 마음을

억지로 반창고를 붙여가며 버티고 있었다는 것을...


그냥 찌질한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애 따라다니다가

결국 마음을 못 얻고 끝낸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을 것 같다.


선배는 좋은 사람이지만, 함께 살 사람은 아닌거 같다.

자기는 고집이 세서 혼자 살고 싶다.

혹시라도 결혼하게 되면 그건 부모님이 억지로 선자리 잡아서 결혼하게 되는 것일 꺼다.


우리가 끝나는 이유였다.

만약 마지막까지 솔직했다면

그냥 청춘의 추억,

그래도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친구한테 진짜 이유를 듣지 않았다면 추억이 원망으로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다른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미안하다고

이 한마디만 해줬더라도, 아마 원망은 하지 않았을 텐데...



"누구라도 상관없으니 언제 어디가든 잘 살아

  행복마저 빌어 줄 테니 꼭 한번쯤은 날 찾아와서

  우리 이별을 후회하며 너 펑펑 울기를"

 -김완선 노래 『강아지』中


작년에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게 혼자 살겠다고 하더니, 선봐서 결혼하겠다고 하더니

그 남자랑 결혼했다고 하더라.


행복하든 말든 이미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


솔직히 행복마저 빌어주고 싶지 않다.

다시 좋아하고 싶지도 않고, 평생 만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하나 바라는게 있다면

한번쯤은 나한테 찾아와서

정말 미안하다고,

내 눈앞에서 펑펑 울어줬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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