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그려봅니다 20
학교 열람실에서 공부하다가
해지는 하늘을 보고 있었을 때,
이유도 없이 서글퍼진 것 같다.
그때가 가을이었다.
가을 탄다는 말이 있듯이
이때가 되면 괜히 쓸쓸함이 더 느껴진다.
그래서 밤나들이 가는 시간이 늘어나고,
멍하니 하늘만 보는 일도 늘어난다.
어느 시 처럼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그래도 그렇게 서글프지만은 않은게
붉게 물드는 세상을 바로보고 있으면
평소보다 많은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쓸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랑, 소원, 꿈, 행복
많은 것을 쓸쓸함과 함께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 서글픈 일이긴 하지만,
내년에 푸르게 펼쳐질 잎사귀를 생각하면
지금 이 쓸쓸함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