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그려봅니다 2
"언젠가 마음이 다치는 날 있다거나 이유없이 눈물이 흐를 때면 나를 기억해
그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께" - 에피톤 프로젝트 노래 『선인장』가사 중
비 오는 날, 에피톤 프로젝트의 선인장을 꼭 듣는다.
가사는 비랑 상관없긴 하다마는, 이상하게 비 오는 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아마 내리는 비에 위로를 많이 받아서인가?
비가 내리면 그냥 멍하니 있는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내리는 비만 바라봐도 좋다.
즐겁다기보단 뭐랄까?
평소에 생각이 많은데, 내리는 비를 볼 때는 아무생각이 안나는거 같다.
그래서 비가 좋다.
얼마 전, 시골에 있는 이모네 별채*에 혼자 놀러간 적이 있다.
(*정년이 끝나면 이주해서 살려고 마련해 두셨단다. 필요하면 한번씩 쓰라고 하셨다.)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냥 쉬고 싶었다. 최근 좀 힘든 일이 있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마침 그날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아무생각없이 그렇게 창밖만 몇시간 바라본거 같다.
힘든 일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건 익히 알고 있다.
그래도 하루종일 내리는 비 때문에
마음에 묻었던 불안과 우울이 어느정도 씻겨 내려갔다.
오늘도 비가 온다. 평화로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