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그려봅니다 4
코로나19 터지기 전, 베트남 하노이로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원래는 혼자갈려는 여행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바보* 부부와 같이 떠나게 되었다.
(*절친 별명. 유부남.)
불편한 사이도 아니었고, 혼자 여행다니는 것도 좀 지겨워지고 있었던 터라
괜히 더 들떴던거 같다.
여름 베트남은 생각 이상으로 덥고 습했고,
길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늘 그랬지만(나도 이 부부도), 발길따라 걷고, 걷다가 헤메고, 헤메다 지치고, 지치면 쉬고, 다시 걷고,
고난과 함께하는 여행이었던거 같다.
그래도 노천카페에서 파는 맥주는 싸고 맛있었다.
마지막날엔 호안끼엠 호수가 보이는 루프탑 식당에서 우리 나름(?)의 사치를 부렸다.
물가가 싼 동네라서 이것저것 시켜도 한국의 레스토랑보다 적게 나온다는건 참 좋았다.
역시 날씨문제가 있었는지, 귀국하고 나서 우리 전부 몸살감기로 한동안 고생했다.
그래도 여행은 언제나 즐거운 것,
지금 해외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그때의 후텁지근함도 괜히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