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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in Seattle Jun 21. 2024

시애틀 하이킹 3. Poo Poo Point

난이도 하. 시애틀에서 나의 첫 하이킹!  

시애틀에서 나의 첫 번째 하이킹 장소, 푸푸 포인트 (Poo Poo Point)를 소개합니다.


시카고에서 시애틀로 이사 온 뒤에, '정말 시애틀 사람들은 모두 다 하이킹을 하는 거야?' 하던 생각을 하던 무렵, 친구가 하이킹을 제안했다. 아니, 나는 물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하다가도, '대체 하이킹이 뭐가 특별하다는거야?' 하는 호기심에 제일 가깝고 제일 쉬운 코스에서 첫 하이킹을 도전해 보기로 했다.


늦게 가면 주차장이 없을 수도 있다는 친구의 걱정에 무려 새벽 6시 반에 시애틀에서 출발해, 7시가 조금 넘어 푸푸 포인트 트레일 입구에 도착하였다. 푸푸 포인트는 날이 좋으면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포인트로 유명하다. 그래서 트레일 입구에 패러글라이딩 하는 인형도 걸려있고, 미국 국기도 걸려있고, 자세히 보면 날개가 달려있는 귀여운 곰 조각도 있다. 패기롭게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하이킹을 시작했다.  


Poo Poo Point Trailhead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시애틀에 왔으니 하이킹에 한 번은 따라왔지만, 아마 두 번은 올일은 없을 거야' 정도의 마인드라서, 간단한 하이킹 슈즈나 스틱조차도 준비할 생각을 안 했다. 난이도가 가장 낮은 코스 중 하나라고 하니 대강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나들이 가듯 작은 손가방에 물 한 병을 넣어 하이킹을 시작했다.


다행히 하이킹 트레일 대부분이 평평하고,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평온한 하이킹을 했다. 중간중간 미끄러운 구간도 있었지만 넘어지지 않고 잘 지나갔다. 한 시간 정도 슬슬 산을 오르니, 금방 정상이 나왔다. 날씨가 좋으면 이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오늘은 구름이 잔뜩이라, 아쉽게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Poo Poo Point


많은 하이킹을 한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푸푸 포인트가 베스트 하이킹 트레일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첫 하이킹에서 중간중간에 보이는 보라색 야생화, 촘촘한 나무, 낮게 깔린 구름을 보는 것이 꽤 좋았고, 한발 한발 산을 오르면서 폐 속으로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가 들어오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같이 오르는 친구들과 오르는 내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평소에 나누던 대화보다 대화의 질도 더 높아진 느낌이었다. '그래 뭐 이 정도면 한번쯤은 하이킹을 더 할 의향이 있다' 정도로 생각이 바뀌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하이킹화와 하이킹 스틱을 주문하였다. 이 것이 이 모든 하이킹의 시작이었다.


Let's hike!



3줄 평 (난이도: 하)

- 아무런 장비가 없어도 가볍게 갈 수 있음

- 첫 하이킹 장소로 추천

- 날씨가 좋은 날에는 패러글라이딩 가능!


AllTrails의 코스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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