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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자리 보다 난 자리

편의점 리모델링 사건의 전말

by JuneK

https://brunch.co.kr/@junekook/156

얼마 전 연말, 10년 된 편의점이 사라지는 사건에 대한 글을 써 올렸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았던 글이기도 하다.



며칠을 북적거리며 공사를 하더니, 3년 만에 크게 감기를 앓고 갑자기 몰려온 어려운 프로젝트 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그동안..!!!


나의 편의점이 꼬까옷을 입고 다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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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바뀐 건가 싶어 조심스럽게 들어갔더니


퇴근 전 낮아저씨가

"안녕하쎄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모르게 함박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내 곧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다.


"으아 아저씨 편의점 없어진 줄 알고 놀랬짜나요!!!"


"아니 현수막을 크게 해 놨는데 왜 못 봤어요...!"


ㅋㅋㅋ 티격태격하는 소리에 뭔가 주섬주섬 과자 몇 개 들고 카운터로 가서 수다를 떨었다. 뒷 분들이 기다리시니 잠깐 서있다가


"아니 글도 올렸다고요... 놀래서..."


안 그래도 본사 직원이 해피콜 통해서 전해왔다고, 그분이셨냐고 하며 둘 다 웃으며 눈물을 찔끔거렸다.


마음 한 구석 그동안 배달앱에 익숙했던 나는 미안했고, 그에게 *마트 이제 안 쓰고 자주 걸어 나오겠다고 묻지도 않는 고백을 한 후 집에 돌아오니



손에 들려있는 요상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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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먹지도 않는 군것질거리를 들고 돌아왔다. 반가워 수다를 떠느라 진짜 정신없긴 했나 보다. 맥락도 테마도 없어 무슨 정신에 골른 건지도 도무지 모르겠다. 저건 내일 명상 때 나눔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


실제 편의점은 리모델링을 하고 나면 15-20%의 매출 증가의 효과를 본다고 한다. 사실 그건 리오픈빨을 받는 것이겠지만, '든 자리보단 난 자리' 마케팅 공법으로 철저히 당했다.


그래도 해피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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