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즐기는 방법

<불안이 답했다> - 준가의 글 3

by 준가

시도 때도 없이 불안한 마음이 툭 하고 올라온다. 바쁘게 지낸 하루의 틈에서, 쳐내야 할 일들을 모두 마무리하고, 심지어는 좋은 결과로 인해 행복한 순간에도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불안은 집착스럽게도 나를 파고든다. 무방비로 노출되는 다른 이들의 소식, 성공, 생각들은 내 안으로 쏟아져 불안함을 증폭시키고, 유튜브를 켜면 지난 차수 불안에 잠식된 내가 만들어낸 ‘잘 사는 방법’에 대한 영상들이 포진해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쫓기듯 불안해하는 걸까. 나는 무엇 때문에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할까. 저마다의 기회를 찾고 잘 성장해가는 사람들은 눈에 차이도록 많은데 아직도 나만 나는 그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이 선택이 맞는 걸까.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걸까. 끊임없이 의심을 해가는 중에도 불안한 마음은 계속해서 커져만 간다.


이 불안한 마음이 너무 싫어서 얼른 떨쳐내고만 싶었다. 숱하게 불안 해소법을 검색하고, 불안에 좋다는 것들을 해보고, 명상도 해보고, 좋아하는 것을 잔뜩 먹어도 보고 좋아하는 노래로 하루를 종일 채워도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는 일은 절대 없었다.


불안이란 걸 정말 해소할 수 있을까? 불안이 정말 나를 괴롭게만 만드는 걸까.


나는 불안한 마음이 들 때 나를 돌보았다. 방식 때문에 불안하다면 기존의 방식이 맞는지 점검해보았고, 즉흥적인 성격이 문제라면 계획을 짜 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나에게 은근하게 묻어있는 ‘될 대로 되라지’는 불안한 마음이 들면 쏙 사그라졌다. 변화해해 보려는 의지는 불안 속에서 피어났다. 불안은 나를 위한 찰나의 신호였다.


어쩌면 불안함이 만들어 낸 파도는 나를 한 껏 휘저어 평생 썩지 않도록 만들어주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니 기꺼이 불안해해 보기로 했다. 불안한 마음이 들면 '아 나를 한번 돌봐주어야 할 때가 왔구나. 나랑 시간을 보내줄 때가 되었구나' 하며 가볍게.


이번에는 왜 불안해.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위 두가지의 질문을 세 번 이상 던진다. 불안 덩어리를 깎아 이번 시즌 불안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도록. 답을 찾는 과정이 썩 유쾌하진 않지만 찾아 나가다 보면 의외로 단순한 해결책을 찾는 날도 있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면 시간 탓도 살짝 곁들인다. 단순해진 답을 찾아 작은 행동을 해보는 것. 불안을 온전히 즐기는 나만의 방식이다.

keyword
이전 03화수영 대신 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