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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름 Nov 10. 2022

서울의 밤

가을이라는 말


카메라가 고장 나서 남대문에 갔던 주말.

사진을 보라. 6D의 위력.


복잡한 것이 싫어서  가끔 서울에 가지만,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동네. 아니면 직장이 서울이어도 잠깐은 좋을  같은데 아이들 하교시간이 너무 이르다.  고민되는 지점.


아이들은 늦어도 오후 3시면 집에 오는데, 서울이 직장이라면 8시는 되어서야 집에 올 것이다. 엄마 없이 오후시간을 보내다 둘이서 저녁을 먹어야 하겠지. 아, 이건 안된다.


남대문에서 어묵과 꽈배기를 먹고, 남산에 갔다가 촛불시위도 잠시 갔다. 적극적인 시위는 아직이라고 생각할 때였는데 가보고 나니 시급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하고 싶기도 하고.


서울의 밤은 유독 아름다웠다. 적당히 싸늘했고 눈부셨다. 저물어가는 해는 질 듯 말 듯 끝없이 아른거렸다.


요즘은 어딜 가도 누굴 만나도 쫓기고 있다는 기분. 마음의 여유, 안정, 쉼 이런 것들은 다 사라지고 계속 걷고 달리고 다시 뒤를 돌아보는 느낌이다. 이유는 중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인데, 가을을 온몸에 한 바가지 덮어 씌운 것처럼 축축해져서 벗어날 기운을 못 차린다.


할 일없이 눈물이 나기도 하고, 머리를 싸매고 있고, 식은 커피를 원샷하고 속이 아파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쓰면서 또 누가 읽어주기를 바란다. 바보 같은 나날의 연속.


아주 멀리, 좀 멀리. 떠나보면 나아질까.

서울, 정도로는 안된다.

일단은 가봐야겠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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