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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Jul 13. 2018

난민들의 시위

2018.7.7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저는 현재  한국에 휴가를 와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의 글과 기아나 기사들을 보니 아이티 난민들이 거주지와 체류증을 요구하기 위해 지난 주말 시위를 했더군요.


제가 기아나에서의 3년 생활을 마치고 꺄이엔에서 파리행 비행기를 타던 날 역시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작년 2017.3월에 있었던 국가파업 이후 1년넘게 변화된 것이 없다며 다시 국가 파업을 하자는 시위였습니다.

작년 국가 파업 당시에 대형슈퍼마켓에는 물건이 없고 미국정부는 기아나 여행 금지 명령을 내렸으며 공항 및 모든 관공소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아나 로켓센터도 200억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시위가 더 커지기 전에 이곳을 떠나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제 레게머리를 해주던 아이티 난민 출신 아가씨 니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니콜은 현재 20대 중반이며 초등학교 때 배를 타고 기아나에 도착 했다고 합니다.

도착 후 이민국에 가서 신고를 하면 프랑스 정부에서 지원금도 주고 저렴한 거주지도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 그녀는 쿠루 Kourou 음악학교 옆에 위치한 아파트단지에 삽니다 . 프랑스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아프리카인 아랍인 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과거에 프랑스가 아프리카 노예들을 프랑스로 데려와  일을 시키고 높고 좁은 아파트를 지어 한곳에 노예들의 거주지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니콜이 사는 단지는 쿠루에서도 위험한 곳으로 유명하며 그녀의 말에 따르면 소동이 나서 경찰을 불러도 경찰들이 무서워서 출동을 못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나는 이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17년 12월 노엘 (크리스마스)때 길거리에서 시민 3명이 총에 맞았습니다. 얼마 전 형을 마치고 감옥에서 나온 사람이 경찰청장을 공격하려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다치게 된 겁니다.

아이 음악학교 수업을 가는데 그 근처 길을 경찰이 바리케이트로 막아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합니다.

니콜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무섭다고 말하니 그런 일들이 빈번하다고 별일 아니라고 하더군요.

위험한 남미에선 별일이 아닐 수 있나봅니다.

참고로 저는 남미 생활동안 공황장애가 왔습니다.

 

그녀는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1년짜리 체류증을 갱신하고 있으며 체류증 때문에 번듯한 직장을 구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특히 그녀에게 붙은 꼬리표 "아이티 난민"은 늘 그녀를 따라 다녔습니다. 내가 그녀를 본 2년 넘는 기간동안 니콜은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계산이 정확하고 성실하며 깔끔하게 일 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무식하고 사납습니다. 그에 반해 니콜은 예의가 바르고 정확합니다. 그녀는 작은 아파트에 조카들을 포함해 대가족이 모여산다고 합니다. 정부지원금은 많지 않고 일자리는 구하기 힘들어 결국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아이들은 도둑질을 일 삼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 속에는  분노가 쌓입니다. 결국 난민들은 희망을 찾아 프랑스 땅에 들어왔지만 난민이기 때문에 평생 난민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IS테러 또한 무시당하며 살아온 아랍인들의 복수니까요.


기아나는 아이티 난민을 오래 전부터 수용했고 꾸준히 지원했습니다. 언젠가 체류증 문제로 꺄이엔에 있는 이민국 Prefecture 에 갈 일이 있었는데 아이티 난민이 몇백명이 줄을 서 있어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내 시선이 멈춘 곳은 어느 여인이었습니다. 울고있는 갓난 아기를 달래며 지친 몸으로 겨우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어찌나 짠 하던지오.

시스템과 이들의 체류가 안정될 법도 한데 여전히 난민은 난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힘들어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우리나라도 제주도에 난민들이 거주를 한다고 하지오. 국제난민 협약 때문에 난민 수용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전쟁이나면 이들처럼 다른 나라로 난민신청을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사람이기에 더불어 함께 해야하지 않을까요?


다른 한편으론 기아나의 난민들처럼 난민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파워를 가질수도 있습니다. 영국은 지금 영국인구보다 난민의 수가 더 많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독일의 큰 행사 중 난민들이 독일 여성들을 상대로 무차별한 단체 성폭력을 하는 끔찍한 사고도 발생해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유럽의 국가들은 난민수용을 우리보다 일찍 시작했기에 다양한 경험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난민들이 상처받지 않고 더불어 잘 살아 갈 수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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