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 마르 Jan 11. 2024

할머니, 할아버지도 타투가 있는 나라

타투, 피어싱, 염색

이제 한국에서도 타투를 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작은  타투들을 가지고 있다.

한국 타투이스트들의 감각적이고 아기자기한 도안과 뛰어난 실력이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좋아 해외출장도 많이 다닐 정도로 위상도 높아졌다. 내 첫 번째 타투도 바르셀로나로 출장 온 한국 타투이스트에게 받았다.

(유럽 스타일은 아직도  그로테스크, 올드스쿨의 느낌의 타투가 많아서 세련된 타투로는 한국 타투이스트에게 받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아직도 어르신들이 있는 곳에 타투를 보여드리면 불편한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고 노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받을 수 있다 정도가 현 실정인 것 같다.



그렇다면 스페인은 어떤가?

제목과 같이 타투는 대중화되어있다.

중년이든 노년이든 선생님이든 공무원이든 타투가 있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타투는 하나의 패션일 뿐이다. 크기는 각 다르다. 크게 한 사람도 여러 개 많이 한 사람도 있지만, 팔과 다리에 하나 둘 하기도 한다. 이건 스페인에 국한될 수 없는 게 다른 유럽 중장년들 중 타투를 한 사람들을 자주 보곤 했다. 타투는 그냥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기호일 뿐이다.

아이의 학교 선생님들도 남자, 여자 상관없이 타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 담임선생님은  귀엽게도 사랑스러운 어린이 그림이었다 ㅎㅎㅎ



피어싱과 머리길이는 어떤가.

문화 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한국의 동네 주민센터 같은 곳인 ayudamiento 아유다미엔또에 갔는데 내 담당자는 커다란 피어싱에 귀에 주렁주렁 달린 굉장히 친절한 공무원이었다.

친절함에 기본 좋게 일을 보고 나왔었다. 어떤 지하철 역 안으로 지나가는데 사무실 안에 일하는 직원의 남직원의 머리가 굉장히 길고 대충 묶고 있었다.

아! 또 한 산부인과 선생님은 온갖 컬러풀하고 짧은 옷에 타투에 가운만 입은 분도 계셨다.

이 사람들을 기억하는 건 이런 생각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한국이었으면 이슈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업무를 할 때  방해하지 않기 때문에 터치할 영역이 아닌 것이다.(but 스페인도 회사나 직종,  업무에 따라 포멀 하게 입고 다닌다. 예: 은행)



염색에 관한 건

젊은 층은 요즘 워낙 다양한 색을 하는 건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

어르신 패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

 학교 다닐 때 프런트에서 일하시는 두 분이 연령대가 중년과 노년 대였다. 그런데 할머니는 머리를 연보라색으로 염색하고 다니셨다. 그분을 좋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불친절해서 싫어했지만, 머리색을 보고 '멋진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올해! 한국에서도 연보라색 머리 염색의 어르신이 지나가는 걸 보고 속으로 리스펙을 외쳤다.

난 멋진 할머니들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



+ 자연스럽다는 것

 유모차와 등원하는  한 젊은 엄마(30대쯤으로 보였다)랑 버스 정류장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자주 마주쳤는데

머리가 거의 흰색+회색이었다.

자연 흰머리였다.

흰색이 섞인 긴 회색 머리에 크롭탑의 패셔너블한 그녀를 마주치는 것도 좋았다.

나도 언젠가 머리가 흰색으로 덮게 된다면 여러 색으로 염색도 해보고 쇼트커트에  흰색 그냥 그 자체로 다닐 거다.

자신만의 패션(아웃핏, 타투, 피어싱, 헤어 등등) 색이 있고 그 모습이 자연스러우며 자신감이 있다면 누가 되든 멋있다.




============



내 생각은 그렇다.

한국이 스페인과 같이 그렇게 자유롭고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문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공무원 되고 나서 얼굴까지 타투한 공무원 기사를 보고 이건 아니지란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자기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면 공무원 시험 보기 전부터 타투를 해야지. 

자신도 사회적 통념을 알고 있어 안 하다가 시험  합격하니깐 했다는 건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드러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눈치를 좀 더 많이 본다.

사회, 아는 사람, 심지어 거리의 모르는 사람까지도 말이다.

뒤에서 그 사람 입은 걸로 쑥덕거리다가 인터넷에 올리기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점은 전체적 패션 레벨의 평균이 높고 감각적이며 트렌디하다는 것이다.

나쁜 점은 다른 사람의 눈을 많이 의식해서 자의식 과잉 혹은 자존감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편견도 꽤 있는 편인데

귀를 많이 뚫었다고 타투가 많다고 노는 사람인가? 누구보다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성실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마음은 여리며 감성적인 사람들도 많았다.


남한테나 사회적으로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그렇구나~'라고 보는 건 어떨까.

내가 편견 없이 온전히 받아들여지길 원하듯이 다른 사람도 그런 시선으로 보면

서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이전 01화 모유수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