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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 마르 Aug 01. 2024

휴가땐 어디에서 어떤 책을?

국내, 해외의 도서관과 책방

바르셀로나 살 때 늘 가던 동네 도서관



완연한 여름이다 못해 녹아버릴 것 같은 요즘.

그나마 책방 내부가 내 주변에서 가장 시원한 공간이라 일하는 시간이 오히려 낫다.


저번주 아이의 여름방학과 함께 바로 그 다음날 우리의 여름휴가도 시작되어 근무 요일을 조정해 3박 4일을 다녀왔다.

호캉스? 해외? 노노. 우리는 촌캉스로 지인의 시골집으로 놀러 갔다. 감사하게도 몇 년 전부터 매년 여름, 지인이 초대해 주셔서 여러 가족이 모여 아이들도 친구들과 놀고 우리도 여름과 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기차로 2시간이 넘는 여행을 위해

아이는 학습만화, 나는 서평으로 쓸 책 1권을 챙겼다.



기차에서 읽고

시골집에선 아이들끼리 보통 놀기 때문에 틈틈이 읽다 보니 빠르게 한 권을 끝내버렸다.

맘 잡고 시간을 내어 읽기보다 이렇게 자투리 시간에 책 읽을때 몰입력이 이상하게 올라간다.

이 즐거운 시간에 어려운 책보다는 새롭지만 쉬이 읽어질 책을 가져가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그동안 읽고 싶지만 안 읽히는 책들 여행이나 휴가 때 가져갔지만, 결국 못 읽고 다른 사람을 주거나 짐이 된 채로 가져오기 일쑤였다.




요즘은 국내 곳곳에 도서관이 잘 관리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에어컨 바람 쐴 겸 다 같이 시골집 근처 도서관으로 가서 각자의 책을 읽고 문제집도 풀었다. 신축 건물로 크고 깨끗하고 예뻤다. 학습만화를 읽을 때의 아이들의 집중력은 새삼 놀랍다. 나 역시 우리 도서관에 없지만 읽고 싶던 그림책들을 검색해 8권 정도 읽어 내려갔다.


어릴 적엔 도서관이 주변에 많지 않아 나만 해도 버스를 타고 길고 긴 계단을 올라야만 갈 수 있는 커다란 건물의 도서관이 집에서 먼 곳에 있었다.

지방은 말도 못 했지. 그래서 느낌표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도서관 짓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어딜 가든 도서관과 크고 작은 책방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도서관에선 대출은 못해도 가서 읽는 건 가능하기에 책을 좋아한다면, 또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라면 근처 도서관을 검색해 잠시 들려 조용하게 책을 읽는 시간도 가지며 휴가를 만끽해도 되겠다. 책방들도 요즘 워낙 많으니 책방 투어도 하고 그곳에서 읽고 싶던 책도 구매하는 즐거움도 누려보자.




나는 해외에 여행이나 거주할 때도 도서관과 책방에 들린다.유럽이나 미국의 도서관들은 꽤 훌륭했다. (다른 나라는 가보지 못해 가본 곳을 토대로 작성합니다.)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google map 구글맵에서 그 나라 언어로 도서관을 쳐서 나오는 곳으로 가면 된다.

특히 유럽 도서관들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오래된 역사적 건물을 개조한 경우도 많아 매력적인 건축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건물 밖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달리 내부는 모던하고 세련된 곳들은 물론 아예 신축 건물도 있다. 내가 그 나라 말을 이해하진 못해도 도서관 책들과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며 분위기를 즐기기엔 충분하다. 공립 도서관은 들어가서 읽는 게 가능하니 편하게 갈 수 있다 (대학교 도서관은 입장 가능한지 체크 필요). 말이 안 통하니 주로 어린이 코너에서 좋아하는 그림책을 잔뜩 보고 맘에 드는 건 사진으로 남겨 한국에 들어왔는지 확인한다. 공간도 넓어 어린이들도 어른들도 충분히 누릴 수 있고 무료 인터넷을 쓸 수 있기도 하다.


다만! 점심시간 동안 문을 닫는 도서관도 있으니 시간을 꼭 구글맵에서 확인해 보자. (스페인이 그렇다)




서점 방문도 좋아하는데 역사를 지닌 곳이 특히 그러하다. 포르투갈의 도시 포르투 proto 에는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이 자주 머물며 마법학교의 움직이는 계단의 영감이 되기도 한 렐루 서점 Lello Bookshop이 있다.  포르토에 있을 당시엔 책과 서점에 별로 관심도 없어서 갔는지 안 갔는지 기억에도 안 남는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이제는 입장 티켓을 구매해야 들어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localporto.com/bookstore-world-porto-lello-irmao/


세련된 쇼핑몰 안에 입점한 서점들도 있지만,  오래된 서점에서 세월을 담은 책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 속에서 충만함을 느낀다. 뉴욕의 Strand book store 도 꽤 좋아해서 머무는 동안 자주 들려서 책을 몇 권 구매했다. 바르셀로나에선 중고서점들도 많이 갔다. 걷다 보면 한 동네당 하나 이상은 있었다. 바르셀로나 할렘가인 raval 라발 지역의 낡은 중고서점에선 어린 왕자 스페인어-영어본을 2유로 50센트에 구매했고 대표적 중고 서점 체인인 re-read 에선 사진에 관한 이론과 실전 책을 3유로라는 아주 착한 가격에 사서 룸메이트에게 자랑하니 득템 했다며 놀라워했다. 그 책은 이미 포토그래퍼들에겐 기본서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책으로 그야말로 보물찾기 성공으로 한국으로도 가져와 책장 한 곳에 소중히 꽂혀있다.




이제는 책방 문화에 관심이 높아져 관련 여행책자나 안내서도 나온다. 읽는다면 유명하고 오래된 곳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알 수 있어 더 즐길 수는 있지만...안내서를 읽지 않아도 우리에겐 지도 앱이 있으니 검색해서, 혹은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행운같이 서점들을 만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그런데 이번 여름 방학에 아무 계획이 없다?

머무는 지역의 서점과 도서관 투어도 좋고 너무 더워 이동이 힘들다 하면 집 근처 도서관과 서점에 가보는 건 어떨까? 멀리 가지 않아도 시원한 에어컨에 고요하고도 책이 가득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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