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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 매니저 Mar 11. 2020

꽃이 되고 싶다.

꽃이 되고 싶다.


아름다운 꽃이 되고 싶다. 

바닥에 떨어지더라도 눈길을 사로잡는, 그런 아름다운 꽃이. 


향기로운 꽃이 되고 싶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이끌리게 만드는, 그런 향기로운 꽃이.


탐스러운 꿀을 가진 꽃이 되고 싶다.

목마르고 허기진 것들이 욕망하는, 그런 탐스러운 꿀을 가진 꽃이.


깊게 뿌리내린 꽃이 되고 싶다.

뿌리째 뽑혀 쉽게 내동댕이쳐지지 않을, 그런 깊게 뿌리내린 꽃이. 


그러나 나는 바람이다. 아름답거나, 향기롭거나, 탐스러운 꿀을 가지고 있거나, 깊게 뿌리내렸거나 한 꽃들 옆을 흘러가며 그들처럼 되고 싶은 소망을 가진, 바람이다. 바람은 꽃이 될 수 없다. 꽃잎을 살랑이게 하고 부드럽게 어루만질 순 있지만, 바람은 결코 꽃이 될 수 없다. 꽃이 될 수 없는 바람은 꽃잎을 살랑이고 때론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소중한 그들이 계속해서 아름답고, 향기롭고, 탐스러운 꿀을 가지고, 깊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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