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야외용 호스에 물이 차오르길 기다리다 보면,
물이 나오고 있긴 한 건지 도통 모를 때 가 있다.
수도를 틀었는지 오히려 잠갔는지 헷갈려하다가 기껏 열어놓은 수도꼭지를 잠가 더 오래 기다리기도 한다.
한번은 한쪽 호스를 밟고 있는 줄도 모르고 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호스를 통해 물이 뿜어져 나오기까지 그 단순한 기다림에도 조바심으로 더 번잡해지기 일쑤다.
늘 그렇듯 차오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 잠시를 지켜보고 있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이런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호스에 물이 차오르면 시원한 물이 뿜어져 나오듯,
감사하게도 작정하고 벌인 일에는 늘 기대이상의 결과가 있었던듯하다.
그 작정이 어려워서 문제지만......
차분히 차오를 시간을 갖기! 다시 되새겨본다.
글·그림 반디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