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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디울 Jan 25. 2018

위로는 어렵다.

살면서 참 애매하고 자신 없는 것이 있는데, 선물 고르기와 위로다.

누군가에게 필요하고 딱 맞는 것을 골라야 하는데 그것이 상대방에게 적절한 것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어 늘 자신이 없는 것이다.     


선물 받을 사람의 취향과 필요에 맞는 물건인지,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을 고른다는 것이 어려워 고민하다가 ‘차라리 돈으로?’ 하는 엉뚱한 마무리를 짓고 싶어 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세상 사람이  다 내 맘 같다면 ‘내가 좋은 것은 남도 좋겠지!’ 하며 고를 수 있겠지만, 

어디 그 세세한 취향이 같을 수가 있을까?  

좋은 마음으로 건네고 싶은 것도 쉽지 않다니, 선택의 어려움이 내 센스의 한계 같아

마음을 전하는 일처럼 어려운 일도 없구나 싶어 땀을 흘리게 된다.  

    


'마음을 전한다는 것'     

명절 즈음에 많이 듣던 선물세트 광고 카피의 한 구절 같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을 구체화한다는 것도 큰 재주인 듯하다. 쉽게 포장지에 둘둘 말아 전 할 수 있는 것이 위로가 아니라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깊게 느끼게 되니 말이다.      

나는 진심으로 그 사람의 아픔과 처지를 이해하고 따뜻한 말을 전 할 수 있을까? 동량의 아픈 느낌을 갖지 못한다면 그 위로의 무게도 그만큼 작아질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경험 많은 어른이라 해도 세상의 모든 아픔을 공유할 수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되짚어 건네는 위로는 훈수가 되거나 질타로 변할 수 있음도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일부터 남의 마음을 읽는 것까지...

누군가의 인생에 조언하고 위로하기란 세상 가장 어려운 일일 텐데, 마치 정답 머신처럼 세상 모든 어려움에 답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이목을 끄는 신통방통한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 여겨질 뿐이다.

     

때로는 상대를 바라보며 진실한 위로를 나누려는 마음 그 자체만으로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로를 건네려는 마음을 이해하기가 위로를 건네는 것만큼 쉽지 않은 일임도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에서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남에게 주기도 받기도 어려운, 하지만 언제나 따뜻한 단어. 

위로라는 말만으로도 처방전을 손에 쥔 듯 포근한 마음이 들지만

되도록 건넬 위로와 받는 위로가 많지 않기를 애써 바라본다.



글·그림   반디울


                                                      https://www.instagram.com/bandiul/

안녕하세요. 반디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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