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섬타로} 여섯 번째, 지친 "나를 위한" 상담일지
예상치 못한 손님처럼 그것이 찾아왔다. 번아웃.
작년 여름부터 이어오던 새벽 기상을 더는 할 수 없었다. 일어나면서부터 계획했던 일이 계속 밀리는 느낌이 들어 전날 하루 계획의 대부분을 대폭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하루에 눈감고 딱 세 가지만 하자. 아주 기본적이고 중요한 세 가지 일만. 그 세 가지를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쩌면 나에게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일을 고르는 시간을 갖는 일 자체가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H님은 아직 20대이지만 스스로 이뤄놓은 경력과 시스템이 놀라울 정도로 탄탄하시네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만들어낸 것이라 모든 것들이 더욱 가치 있어요. 주변의 사람들 역시 H님의 일에 대한 자신감, 열정, 능력에 대해 알고 있어요. 다만 부러우니까 드러내지 않거나 질투의 감정으로 표현할 뿐이죠. 지금 일하지 않고 잠시 쉬고 계시기에 심리적으로 조금 위축되어 있을 뿐이지,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고 자신감을 되찾는다면 최종면접까지 가실 거고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 {숲섬타로}의 상담일지 中
그 와중에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상담은 계속되었다. 그동안 새로운 이론과 지식을 배우고 실습하고, 새로운 플랫폼에 정착하고 나를 홍보하는 일을 쉼 없이 계속해왔기에 수직에 가까이 가파르게 확장, 상승하던 매일의 결과치 그래프가 어느새 완만한 기울기를 드러내고 있었나 보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괜히 이곳저곳에 관심을 기울이며 이 방법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닌가, 나도 이걸 해봐야 하는 건 아닌가 정신 차려보면 헤매고 있기 일쑤였다. 겨울을 보내는 동안 몸도 많이 지쳐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잠시라도 내려놓아, 제대로 몸과 마음을 제대로 쉬어 보라고!!
100프로 예약상담을 기반으로 하는 꿈같은 운영방식을 지금은 꿈만 꾸고 있다. 온라인에서 특히 특정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상담받기로 결정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심리는 '지금 내가 원하는 걸 알고 싶고 당장 고민을 해결하고 싶다.'이고, 그 마음을 해소해 주기 위해 타로리더는 접속해 있는 시간 동안은 필히 풀타임 근무 중이다. 고객이 상품을 구매한 후 1분 내로 응답하고, 질문을 듣고 바로 셔플하고 즉석에서 답을 내놓는 일은 실은 내 마음에서 많이 부족하고 아쉬운 느낌만을 준다. 직접 만나서 서로 눈도 맞추고 차도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천천히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초를 켜고 인사를 나누고, 짧은 명상을 하며 호흡을 차분하게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의 한마디 한마디를 귀 기울여 듣고 나 역시 천천히 생각하며 말할 기회를 갖고, 느긋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짜 타로상담이니까. 언젠가는 그런 상품으로 당신들을 만날 것이다. 서로가 읽은 책의 문장에 대해서, 오는 동안 만난 풍경이나 마음 가는 드라마의 대사나 친구가 건넌 말 한마디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서로에게 덕담도 해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언젠가는 만들고 싶다.
H님의 주 에너지는 네 번째 메이저 카드 황제예요. 이 황제는 아무것도 없던 황무지에 홀로 도착해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탄탄한 왕국을 건설한 자수성가형 황제지요. 언제나 자신이 무얼 해야 할지 알고 있고,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실행에 옮겨요. 보수적일 정도로 성실하고 사려 깊지요.
황제는 황제인데 세상엔 두 가지 타입의 황제가 존재해요. 한 황제는 왕좌에 앉아 언제 국경을 넘어 적들이 쳐들어올까, 그 일이 제대로 안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모든 면에서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전전긍긍하는 타입의 황제거든요. 무척 피곤하겠지요? 또 다른 황제는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결정하고 그 일을 해낸 다음 느긋하게 쉬는 황제예요. 내가 만든 시스템과 사람들을 믿는 거지요. 이분은 쉴 땐 쉬고 일할 땐 일하며 힘을 비축해요.
마음의 갈등이 있을 때, H님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요. 지금 이 순간 난 어떤 타입의 황제가 되려고 하나? 나 스스로 어떤 모습이 될지 선택할 수 있단 사실을 기억하시고요, 가끔 한 번씩은 내 모습을 돌아보고 점검해 주세요.
- {숲섬타로}의 상담일지 中
타로리딩은 참으로 신비로운 상호작용이다. 분명 그분들의 어려움을 듣고 타로카드를 펼쳐 읽었을 뿐인데, 내가 건넨 말들은 오히려 자주 나를 위한 위로와 덕담이 된다. 함께 기도하게 되고 마음을 모으는 일은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일임에 분명하다.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은 늘 상담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래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뚜렷하고 명백하다. 매일 최소한의 할 일을 정하고 토 달지 말고 그저 할 일을 하는 것! Don't think, Just do it!!
첫째, 체력관리 : 등/어깨/허리 바른자세, 스트레칭과 20분 유산소 운동
둘째, 깊이 읽기 : 모든 상담에 최선을 다하고 더 나아지기 위한 연구
셋째, 잘 먹고 잘 쉬기 : 30분 타이머+천천히 씹기, 식후 10분 운동, bedtime Yoga
숲섬은 오늘도 당신의 평온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