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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오 Sep 22. 2022

프리랜서 3년 후기

2021년2월의기록

혼자서 영상을 만들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왔다. 다행히 3년을 견뎠고, 어떤 프로페셔널이 될지 고민해야 할 때쯤,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 혼자여서 할 수 있는 것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모르게 실력이 일취월장 했지만, 실력이 느는 건 큰 의미가 없음을 배웠다. 기술이 느는 걸 뿌듯해하면서도 기술자가 되면 안된다고 되내였다. 나에게 실수하는 사람도 만났고, 나도 누군가에게 실수를 했다. 좋은 기회들이 간간히 왔고 그것들을 놓치기도, 스스로 거절하기도 했다. 남을 따라하고 싶기도 했고, 그것은 유치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다행이라고 느낀 적도 있지만,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고 느끼기도 했다.


누군가 나를 작가라 부르기도 했고, 선생님이라 부르기도, 대표님, 감독님, PD님이라 부르기도 했다. 모든 호칭은 슬프고 부끄러웠다. 다음을 계획해보기도 하고, 그것은 내 꿈이 아니라고 접어두기도 했다. 어떤 직업을 가지느냐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고, 지난 날 더 좋은 인간으로 살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언젠가 더 행복한 순간이 올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이 오늘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아침마다 생각했다.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쓸모 때문에 존재하는 사람은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말을 기록하는 것이고, 그것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겐 노년에 어떤 가난이 찾아올지 기대하며 잡담을 마무리한다.







3년 후기가 1년 지난 뒤, 

더 생각을 덧붙여 영상으로 녹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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