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가타카(GATTACA)
DNA의 4종류 염기 G(구아닌), A(아데닌), T(타이민), C(사이토신)으로 제목을 만든 영화, 가타카(GATTACA). 가까운 미래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에 따라 계층이 결정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로 열등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직업을 가질 때도 제한을 받게 되므로 거의 모든 부모들이 인공수정을 통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중에 최고의 조합을 찾아서 아이를 낳는 시대, 아이가 태어나면 바로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각 질병에 걸릴 확률과 예상 수명까지 알 수 있다.
인공수정이 아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아이 빈센트는 우주 비행사를 꿈꾸지만 우수한 유전자만 가지고 있지 않아 유전자 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해 우주 항공 회사(가타카)에 입사할 수 없다. 열정이 뛰어나고 능력과 잠재력이 있다고 해도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빈센트를 채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있고,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곧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사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노력을 해도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인해 차별받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 빈센트는 그냥 태어났을 뿐인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온갖 차별에 시달린다. 그래서 영화 중간중간에 울컥했던 기억. 빈센트는 우수한 유전자를 구입해 빌린 유전자로 제롬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하고 가타카에 들어가게 되는데 우주 비행을 앞두고 회사 내 살인 사건이 일어나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들킬 뻔 하지만 결국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우주 비행의 꿈을 실현하게 된다. 마지막에 우주선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가는 빈센트의 뒷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DNA는 고1 통합과학에서부터 배운다. DNA 염기와 관련된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도 할 수 있어서 아이들과 DNA 관련 수업을 하고 종종 함께 이 영화를 보고 간단한 감상문을 받은 적도 있다. 나는 생명과학 교사로서 아이들이 DNA를 배웠으니 이 영화를 보고 유전자로 인해 차별을 받는 사회와 생명 윤리에 대한 생각을 한 번 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감상문을 적어보라고 했던 건데 아이들 글을 읽어 보면 그런 내용은 거의 없었다. 주인공 빈센트가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과정을 보고 의지가 부족한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내용이 많았다. '역시 고등학생 아이들에게는 그런 부분이 가장 잘 보이는구나.' 생각했다. 암튼 이래 저래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영화라 이번 기말고사 후에 생명과학 수능 기출문제도 함께 풀겠지만 2시간 정도는 아이들과 이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눠볼까 싶기도 하다.
< 시놉시스 >
가까운 미래,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의 가장 우수한 인력으로 손꼽히고 있는 제롬 머로우(Vincent/Jerome: 에단 호크 분), 큰 키에 잘생긴 외모, 우주 과학에 대한 탁월한 지식과 냉철함, 그리고 완벽한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토성 비행 일정을 일주일 남겨두고 약간은 흥분을 느끼고 있는 그의 과거는 우주 비행은 꿈도꾸지 못할 부적격자 빈센트 프리만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신의 아이 빈센트의 운명은 심장 질환에, 범죄자의 가능성을 지니고, 31살에 사망하는 것이었다. 빈센트의 운명에 좌절한 부모는 시험관 수정을 통해 완벽한 유전인자를 가진 그의 동생 안톤을 출산한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던 빈센트는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을 펼쳐 나간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그는 우주 비행사가 되는 그 어떤 시험이나 면접도 통과하지 못하는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고, 집을 나간다. 동생과의 수영 시합 중에 바다 한가운데서 익사하려는 동생을 구해냈을 때 힘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믿음과 자신이 꿈을 간직한 채 청소부 생활을 전전하던 빈센트는 어느 날 최고의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예견된 미래에 반기를 든 그는,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다. 유전학적으로 열성인 자에게 가짜 증명서를 파는 DNA 중계인 게르만은 우성인자를 팔려고 하는 유진 머로우와 빈세트를 연결시켜 준다. 유진의 유전학적 우성인자는 빈센트가 인생에 있어 순수하게 원하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해서 빈센트는 피 한 방울, 피부 한 조각, 타액으로 인간의 증명을 읽어내는 사회를 속여야만 한다. 물론 쉬운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열성을 감추기 위해 그의 근시안, 유진과 같은 키를 맞추기 위해 고통스럽고 고문 같은 수술까지도 견뎌야 했다. 유진 머로우와 빈센트 프리만의 결합을 통해 제롬 머로우는 탄생했다. 그 후 당당히 가타카에 입사했고, 가타카에 같이 근무하는 아이린(Irene Cassini: 우마 써먼 분)과 사랑에 빠지는 행운까지 누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