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생물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 동료 교사 일동
이제 19년 차다 보니 첫 학교 때부터 만나서 친하게 지내는 동료 선생님들이 많다. 순서는 뒤죽박죽이지만 첫 번째 근무한 학교부터 네 번째 근무한 학교까지 17년간 근무하면서 아직도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들에게 받은 응원을 적어본다.
전임교에서 만난 친한 선생님 두 분, 한 분은 장학사가 되셨는데 백병원까지 옵스 쿠키를 사서 병문안 와주셨고, 그 후에도 맛있는 걸 잔뜩 사서 또 응원해 주심. 같이 친하게 지내던 분도 비 오는 날 퇴근길에 떡볶이와 김밥, 체리까지 사서 병문안을 와주셨다.
전임교에서 만난 소울메이트라고 해야 할까? 동학년을 2년 같이 한 우리 은사님과 체육샘,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교사와 만나면서 어떻게 남은 교직생활을 해야 할지,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는 좋은 시간을 보낸다. 치킨을 먹고 싶다는 나의 말에 이렇게 가득 치킨을 사 오셨지 ㅋㅋㅋ
훈훈한 두 분 선생님과 함께 근무한 2022년에는 1학년 담임을 했었는데, 그때 동학년에 정보 기간제 선생님이 계셨다. 그분은 작년에 임용 시험에 합격해서 올해 중학교로 발령받았고, 우리가 임용 합격 축하한다고 고기 사드렸는데 이제 월급도 받았고, 나를 응원해줘야 한다면서 생활의 달인에 나온 맛집과 카페까지 풀코스로 쏘셨다.
내가 정생물이던 시절 신규 2년 차 때 동학년으로 만나서 아직까지 연락하고 잘 지내는 선생님들, 19년 차에 수술로 인한 병가로 처음 2달을 쉬게 된 나에게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책과 도미노 피자를 사주셨다. 책을 선물한 선생님은 병원 가까이 살아서 자주 오셨는데 그때마다 선물도 주시고, 타로도 봐주신 타로 요정으로 일명 타요 선생님이다. ㅋㅋㅋ
전임교에서 같이 근무한 선생님이 선물로 주신 그림책, 이 책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ㅠㅠ 국어선생님 감성으로 나를 생각하면서 고르셨다고 한다. 나도 내 주변에 슬픔이 찾아와서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두 번째 학교에서 만난 큰 언니 같은 분이 사주신 초밥. 그 당시 2학년 실에 새로 전입한 여교사 3명이 들어갔는데 4살 터울로 3명이라 큰 언니, 둘째 언니, 나는 막내 이렇게 친하게 지냈다. 둘째 언니도 지금 아파서 휴직 중이고, 큰 언니도 간병 휴직 중이고, 나는 병가 중 ㅠㅠ 40대가 되어서 그런가 서럽게도 다들 아프다. 하지만 나도 수술이 잘 되었고, 하루하루 회복하고 있는 것처럼 다들 조만간 좋아질 것이고, 2학기 때 우리는 웃으면서 만날 것이다.
입원 전에 남포동에서 만나서 스톤스트릿 갔다가 용두산 공원 갔다가 카페 동주까지 ㅋㅋㅋ 명퇴하신 나의 멘토교사 같은 분과 체육선생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냄.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는 말도 안 되는 일에 대해 상의했을 때 누구보다도 분노해 주셨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셔서 든든했다.
사진이 있는 내용 위주로 적다 보니 기프티콘 보내주신 분들과 카톡 메시지, 인스타 디엠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 에피소드는 생략했다. 혹시 내 이야기 없다고 서운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제가 기억 못 하는 게 아니고, 휴대폰에 있는 사진 위주로 적다 보니 그런 거라는... 아무튼 이렇게 온 우주가 응원하는 정생물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