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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Aug 24. 2022

브런치 작가 신청 삼수 합격 후기

컨텐츠 생산자가 되는 길

두 번째 브런치 작가 신청도 탈락했다. 이거슨 나에게만 높은 관문? 활동하시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모든 신청 과정이 기억나진 않는다. 그래도 회고를 해본다.


2022-03-03

대학원 동갑 친구들과 직장 시니어의 삶(?)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었다. 항상 결론은 재테크나 자기 계발이다. 그래도 나름 우리는 지식 노동자니 글을 쓰고 책을 내보자라고 의기투합했다. 3월 중순까지 각자 자기 인생을 회고하는 글을 써서 공유하자고 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나는 덜렁 '시작하기'라는 첫 글(https://brunch.co.kr/@jungsikkimm/1)로 작가 신청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당연히 탈락했다.


2022-07-13

글을 더 쓰진 않았다. 나름 내 인생을 회고하는 글만 써봤을 뿐이다. 재미가 없고 어두웠다. 브런치 운영진 입장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는데 왜 또 신청을 했느냐고? 그 사이 내가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짝짝짝) 패스트캠퍼스에서 서비스 기획 강의를 런칭하는데, 거기에 이커머스 분야로 참여했다. 


유료 강의도 처음이지만,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해왔던 운동마저 빈도가 줄었다. 강의자료를 준비하는 시간이 꽤 길었다.


강의자료가 완성되며 자신감이 붙었다. 이 컨텐츠들을 소개하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이라고 신청하면 승인해주겠지? 나이브하게 생각했다. 또 떨어졌다.



값진 경험이다.
탈락을 했으니 이런 컨텐츠도 생산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한 번에 합격한 사람은 할 수 없는 회고다. 

회고는 했던 일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고 배웠다. 반드시 lesson learn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러면 무엇을 잘못했었나


1. 글이 없다.

브런치는 작가들의 플랫폼이다. 작가 신청을 승인하려면 이 사람이 쓴 글을 읽어봐야 한다. 내가 소개한 것은 강의자료이지 글이 아니다. 편집자와 독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컨텐츠가 없었다.


2. SNS를 하지 않는다.

브런치 작가 신청 때 SNS 주소를 넣는 곳이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달라는 의미다. 그런데 나는 SNS를 전혀 하지 않았다. 회사 일과 육아에 바쁘기도 했지만, 천하제일 자랑대회를 보고 있노라면 내 인생이 점점 초라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SNS를 그만둔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지인들과 종종 자리를 갖지만, 내 근황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편하지만 너무 폐쇄적으로 살고 있나 싶기도 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나를 공개된 곳에서 드러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요즘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컨텐츠를 생산하려면, 우선 자신을 공개해야 한다. 단순화해보면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았고, 그것을 통해 어떤 실패와 성공을 겪었으며, 거기서 어떤 노하우를 당신에게 전달하겠다는 내용이다. 그것을 글로 쓸 수도 있고, 영상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 어쨌든 컨텐츠 생산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진솔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어렵다.


3. 노잼이다.

어느 정도 호불호는 있겠지만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다. 글을 쓰면 이상하게 더 진지하고 어둡다.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이고 팩력배인) 아내의 평가는 간단하다. '재미없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책과 유튜브로 배웠다. 문장을 짧게 친다. 어려운 단어는 쓰지 않는다. 밈이나 짤을 활용한다. 길고 진지한 글을 참기 어려운 시대이니,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시리즈나,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가 큰 도움이 되었다.


회사스럽지만 문제점을 파악했으면, 개선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대단한 것은 없다. 

브런치에 글을 최소 10개 정도는 누적시킨다. 

다양한 소재의 글을 써보고 가장 객관적인 사람에게 평가를 받아본다.

내 글이 유통될 SNS를 정하고 작게라도 활동해본다.


'컨텐츠 생산자가 되는 길'. 간단해 보이지만 초보인 나에게는 벌써 어렵다. 그래도 배울 것이 많아 흥미롭다. 별 것 아닌 이 시작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2022년 8월 19일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내 개선 방향이 어느 정도 맞았나 보다. 글이 흥미로운지 유익한지에 따라 합격여부가 갈리는지는 모르겠다. 작가의 서랍에서 세 개의 글을 선택해서 제출할 수 있으니 그 이상이면 좋은 것 같다. 운영진에서는 그 글들을 보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짐작하고 판단하겠지 싶다. 모르겠으면 그냥 부딪히면서 나온 결과로 개선하는 것이 내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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