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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Sep 12. 2022

30대 중후반, 다이어트와 운동에 셀프 동기 부여하기

살기 위해 운동한다

사람의 노화는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란다. 인생의 특정 시기마다 노화 단백질 수치가 급격히 높아져서 직격탄을 맞는다는 연구 결과이다.



내 몸뚱이 상태를 보니 맞는 것 같다. 30대 중반 이후부터 체력도 급감하고 살이 찌기 시작했다. 


원래는 운동도 안 하고 아무 때나 먹고 드러누워 잤다. 살이 찐 적도 없었지만, 체중이 올라가더라도 운동만 조금 하면 복구가 되었었다. 배가 나온 적이 없다. 항상 50kg 후반에서 60kg 중반 사이였을 것이다.


그런데 30대 중반을 지나니 옷이 맞지 않기 시작했다ㅠㅠ 32인치가 기본이 되더니 급기야 33인치를 골라야 하기에 이르렀다. 다리는 얇아서 바람이 불면 바지가 하늘거렸다. 아저씨 몸이 된 것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유튜브 건강 채널들을 보며 공부했다. 체중 감소보다는 지방 감소를 목표로 했다. 식단과 운동은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계획했다.


식단

아침은 쿠팡에서 산 다이어트 도시락을 하나씩 먹었다. 일반적인 밥과 반찬인데 양이 적어서 아침에 적당했다. 

점심은 일반식을 먹었다. 대신 햇반에서 출시된 현미쌀밥을 먹었다. 반찬은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먹었다. 저녁은 굶었다... 이것이 제일 힘들었다. 간식은 전혀 먹지 않았다. 물과 아메리카노만 마셨다. 당류가 들어간 것을 엄격하게 차단했다. 주말에 저녁 약속이 있으면 아침이나 점심을 굶었다. 하루 한 끼는 무조건 굶었다.


운동

저녁을 먹지 않으니 괴로웠다. 그래서 아내와 딸이 저녁 먹는 시간에 운동을 했다. 아파트 계단을 올랐다. 20층까지 5번을 왕복했다. 40분 정도였다. 땀을 흘리고 나면 식욕이 없어지는 편이라 참을만했다. 어느 정도 감량이 된 이후부터는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과 야외 조깅을 병행했다.


결과

다이어트 시작 전 몸무게는 74.8kg. 3개월이 지나고 62.9kg이 되었다. 누가 봐도 살이 빠졌다는 말을 했다. 인바디를 재도 체지방률 16% 정도였다. 20대 중반 시기로 다시 돌아왔다. 만족스러웠다.




지금은 유지를 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65~66kg의 체중을 유지하려고 한다. 조금 높아지면 간식을 차단하고 운동 강도를 높인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12시까지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은 유지하고 있다. 근력 운동은 주 2회는 하려고 하고, 그 외에도 수시로 걷거나 조깅을 하고 있다.


부작용도 있었다. 먼저 휴지기성 탈모... 영양이 부족하니 안 빠지던 머리가 빠져서 식겁했다. 다이어트 때려치울 뻔ㅋㅋ 그리고 옷이 맞지 않았다. 10년 전의 작은 옷이 맞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다 낡았다는 것. 아내가 옷을 또 사줘야 한다며 짜증 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미용이 아니라 건강을 목적으로 한 다이어트이다 보니, 내적으로도 성장이 있었다. 


가장 큰 수확은
운동이 습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가 존재하는 이유는 생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움직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멍게는 유생일 때 바위나 산호초를 찾아 바다를 헤매는데 이 때는 움직이기 위한 기본 신경계가 있지만, 정착하면 필요 없기 때문에 스스로 먹어버린다고...


https://www.youtube.com/watch?v=30N6sz4WE7I


우리의 뇌는 우리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뇌가 필요 없다. 나는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았다. 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니 뜻하지 않은 장점이 또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모든 일을
운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외식을 하러 갈 때, 장을 볼 때, 병원이나 약국을 오가는 일... 이 모두가 귀찮은 일이 아니라 '운동'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내 다이어트의 목적이 미용이었다면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체중 목표를 달성한 순간 끝이니까. 그러나 건강 목적으로 접근하니 동기부여에 좋았다. 


35세가 넘어가면 살기 위해 운동한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몸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했다면 지체 없이 다이어트나 운동을 시작하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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