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은
시간 계산을 잘못하기 마련이죠.
삼십 초가 마치 오분처럼 느껴지거든요."
-제인오스틴의 말들 중-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과 학생들이 일주일 중 가장 괴로워할 순간은?
아마도 일요일 밤 잠들기 직전이 아닐까.
학생시절일때, 밤 9시에 KBS2에서 시작하는 '개그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당시에 심현섭, 김대희, 김준호 등 기라성같은 코미디언들이 총출동했던, 유투브도 없던 시절, 방송사 전체에서 가장 재미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시청률이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대감에 부풀어 개그콘서트를 켜고, 코너 하나 하나가 끝날때마다 조금씩 기분이 다운되기 시작되어 마지막 막 '봉숭아 학당'이 끝날때쯤 허탈하게 웃으며 코 앞으로 다가온 월요일을 실감했다.
기다리는 사람은 삼십 초를 오분처럼 느끼겠지만 마주하기 싫은 사람은 남은 오십 분이 삼십초처럼 느껴지는 법이니까..
도대체 설레는 월요일이라는 건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학교나 직장에서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이벤트가 있다면 다가오는 월요일이 더욱 괴물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싫어하는 친구나 직장 동료가 있다면, 중요한 시험이나 회의 같은 이벤트가 있다면 특히 그렇다.
어제 오후에 아이들과 같이 '패딩턴2'를 재미있게 봤는데 그 영화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월요일을 앞두고 훨훨 사라지고 싶어서인지 사기꾼 마법사가 되는 1인칭 꿈을 꿨다. 무엇을 훔치려다 쫓기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나를 쫓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는 도망을 가야했다.
그러던 중 내 몸이 향기나 습기를 만나면 그것에 동화되어 바뀐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빨간 꽃 향기 속으로 들어가면 내가 흐스므스한 빨강으로 바뀌고, 목욕탕에 들어가면 이슬처럼 뿌옇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
게다가 시리즈물로 꿈을 꿨다. 2시에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들면 1부.. 몇 시야? 3시네...다시 자야겠다...2부..
아직 알람 울릴때가 안됐구나 다행이다... 조금 더 자야겠어...3부...
생생하게 정신이 든듯, 아닌듯 그렇게 꿈과 현실을 넘나들고 나니 월요일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진짜 알람이 울렸다. 혹시나해서 샤워를 할때 내 모습이 거울에 비치나 곁눈으로 보았다.
출근을 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