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대한민국에서는 나이로 만 19세 이상이 되면 성인으로 규정된다. 그래서 보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원칙상으로는 성인 대우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인'의 사전적 의미는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 보통 만 19세 이상의 남녀를 이른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여기서 나온 '어른'의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나와 있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막 대학에 진학했을 때는 사실 스스로가 어른이라는 자각을 가지지 못했다. 그저 성인이 가질 수 있는 자유를 즐기기만 했을 뿐이었다. 이 성인식이라는 작품을 그린 것은 군 복무를 마치고 난 직후였다. 어른들이 흔히 군대를 갔다 와야 어른이 된다고 늘 말씀하시곤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군대를 제대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었다.
자신을 책임지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국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미술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내가 과연 그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돈을 번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능력을 상품화하여 시장에 내놓는, 하나의 상품이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당시에는 그런 어른의 삶이 너무 자본 중심적이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상품을 담는 봉투를 머리에 쓰고 있는 사람들이 또 한 명에게 봉투를 씌우는 형태의 그림을 그렸고, 성인식이라는 제목을 지었다.
현재의 나는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고 시각 예술 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결혼도 하였다. 흔히들 말하는 어른이 되었다. 위 그림을 그리던 20대 초반 시절에 현재의 내 나이인 30대 중반의 사람들을 봤을 때는 마냥 어른들처럼 보였고 20대인 나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삶을 살 것으로 추측했었다. 근데 막상 현재의 나이가 되어보니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한 것은 그때와 다름이 없다. 그래서 사실 내가 어른이라는 자각이 여전히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달라진 점이라면 내가 위 그림에서 비판했던 자신의 상품화에 나도 열심히 뛰어들고 있고 더 나은 상품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만약 미래에 내가 많은 사람이 찾는 좋은 상품이 된다면 그때의 나는 스스로가 어른임을 자각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