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땅 내땅 Your land my land acrylic on canvas 65.1X90.9 2023
90년대와 2000년대를 학창시절로 보낸 필자에게 '세계는 하나'라는 슬로건은 굉장히 친숙하다. 세계 각국의 어린이가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이 그려진 포스터들이 세계화를 기념하는 의미로 여기 저기에서 등장했고, 일제의 잔제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세계의 화합을 의미하는 만국기는 운동회날마다 학교 운동장에 걸려 있었고 미술 수업중 여러나라의 국기를 그려보기도 했었다. 뉴스에서는 한국이 수출하는 국가가 200개가 넘고, 이를 토대로 곧 1인당 GDP 4만불도 금방 넘을 수 있을 거라는 얘기들이 돌았다. 어린 눈으로 보기에 세계는 곧 하나가 될 것 같았다.
'세계는 하나'라는 슬로건으로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계화는 코로나가 등장한 2020년대에 들어서며 급격히 힘을 잃어 갔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이 성장하며 미국과 부딪히면서, 중국이 생산하면 미국이 소비하는, 큰 무역의 틀이 깨지고 그와 동시에 코로나 시대에 풀렸던 자본들로 인해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함과 동시에, 러, 우 전쟁마저 일어나면서 지하자원, 식량 자원의 가격들 역시 폭등하며 이를 무기로한 무역 전쟁이 벌어졌다. 이런 배경에 의해 각 국가는 해외에 있었던 생산기지들을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게 되었고, 글로벌 사회보다는 자국 사회에 더 중점을 두는 정책들을 함께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특정 지역 국가들, 혹은 같은 국제기구에 가입된 국가들끼리의 무역 질서를 새로 만들어 내면서, 이제는 새로운 냉전의 시작이라는 해석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결국, 인류는 다시 한번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편 가르기를 시작한 듯이 보인다. 이런 편 가르기에서 결국 피해 보는 것은 줄서기에서 제외되는 소외 국가와 약소국들의 국민들일 것은 결과를 보지 않아도 자명하다. 손에 손잡고 지구의 전 인류가 모두 행복하게 사는 것은 결국 동화책에만 남을 수 있는 이상인 것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