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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천희 May 31. 2020

나에 대한 역사

저번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 옛날에 썼던 일기와 그림일기를 다시 봤다. 재밌어서 혼자서 낄낄거렸다. 어렸을 땐 내가 굉장히 잘난 사람인 줄 알았다. 곳곳에 자신감 넘치는 말들이 나올 때 얼마나 웃기던지. 그래서 공책을 모았다. 내가 택배 부칠 시간이 없어서 부모님께 부탁드렸다. 공책의 양이 많은 것 같지만 공책을 다쓰지 못하더라도 1년에 한 번씩 공책을 바꿔서 양이 그렇게 많진 않다.


그때의 글들은 어리숙했지만 그래도 일기란 것은 좋은 것이다. 일기가 없었으면 부모님과 호주로 여행 갔을 때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생각을 알 수 없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쓴 글을 읽으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느낌이었다.


어렸을 때의 기록을 아카이빙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일단 나에겐 너무 재밌는 일이다. 옛날에 썼던 글을 읽는 것은 재밌다. 그리고 역사를 남긴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남들이 관심을 갖진 않겠지만 나에 대한 역사를 남길 수 있다. 그 역사를 통해 나는 어떻게 변했으며, 옛날에 생각했던 것이 결국엔 지금에 생각해보면 어땠는지 알 수 있다.


생각만 해도 꿀잼이다. 일기와 그림일기, 수첩, 소설 공책 등의 옛날 내용을 아카이빙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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